박경리의 토지를 다 읽었다 20권짜리 책을 다 읽었네. 평생 읽어본 소설 중에 제일 긴 게 삼국지인데, 그건 10권짜리였고, 이건 두 배나 길다. 몇 달 동안 내 출퇴근 시간을 책임져줘서 너무나 고맙다. 출퇴근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였다. 그 외에도 병원에서 기다리는 시간 뭐 이런 의미 없이 보낼 시간을 채워줘서 정말 고맙다. 삼국지도 후반에 가면 주요 인물들이 죽으면서 힘이 확 빠지고 재미도 없어지는데, 토지는 끝까지 힘을 유지한다. 작가의 집중력과 끈기가 대단한 것 같다. 뭐 엄밀히 따지자면야 1부에 비하면 5부는 좀 늘어지는 느낌도 있고 재미도 덜하긴 하다. 그건 긴 시간을 다루는 소설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이, 시작하면서 내가 감정이입을 했던 캐릭터들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물들이 나오기는 하느데, 아무래도 애착이 .. 더보기 대놓고 이민자를 소재로 한 픽사의 신작 픽사의 신작, Elemental이 동네 도서관에 있길래 아무 생각 없이 빌려와서 봤다. 아름다운 영화였다. 우리 둘째도 얌전히 앉아서 끝까지 봤다. 약간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아니 정말 내 이야기 같았다. 주인공과 주인공 가족을 보면 뭐랄까, Firetown을 보면 중국계 같아 보이기도 하고, 멕시코계 같이 보이기도 한다. 그냥 그들을 다 뭉떵거려서 표현한 것 같다. 뭐 나도 이민자로써 여기 자리 잡고 주류 사람들과 어째 섞여서 살아볼라고 아등바등 하다보니까 주인공 가족의 입장이 남 일 같지가 않았다. 아는 사람 생각도 나고 말이지. 영상도 아름답고 해서 난 재밌게 봤다. 헌데, 내가 잘 봤다는 게 이민자들하고 잘 지내야 된다는 영화의 메시지가 감동적이어서는 솔직히 아니다. 뭐 서로 다른 인종들끼리 .. 더보기 학력 사칭 사기꾼에 대한 기억 하나 내가 그 사기꾼을 직접 아는 건 아니라서 많은 걸 알지는 못하는데, 제법 가까운 사람들이 이리 저리 엮였던 일이라, 돈도 좀 떼인 사람 있고 해서 가슴이 철렁했었다. 이 사건은 어느 종교 단체에서 생겼다. 공부를 못하던 어느 여자 고등학생이 뜬금 없이 서울대학교에 붙었다고 구라를 친 게 그 시작이다. 교회에 나가서 내가 어느 대학 무슨 과 다닌다 그러면 학생증 까면서 확인하지 않잖아.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거지. 그래서 이 여자는 종교 단체에 가서 구라를 쳤다. 그런데 인원 수가 많은 학과, 예를 들면 의예과 같은 데 붙었다고 하면, 한 두다리 건너서 쉽게 검증이 되잖아. 또 이왕 구라를 까는데 들어가기 어려운 과에 붙었다고 하는게 더 폼이 나니까 당시 정원이 스무명 정도 밖에 안 되고 커트라인이 최상위권.. 더보기 이전 1 2 3 4 ··· 17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