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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미국 오길 잘 한 이유가 하나 늘었다.

여기 사람들 눈에 내 아이가 너무나 귀여운 모양이다. 내 친구들이 귀엽다고 해주는거야 뭐 친구라서 그런가 했다. 근데 모르는 사람들도 다 그런다. 어디, 동네 마트라도, 데리고 나가면 귀엽다는 소리를 정말 많이 듣는다. 장보러 나온 할머니부터, 스쿠터를 타던 동네 꼬마까지, 그야말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난 이런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다. 나를 빼다 박은 애다. 객관적으로 예쁠 수가 없다. 그런데 또 이게 이동네 사람들한테는 먹히나보다. 한국이었으면 못생겼다 소리를 좀 듣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다. 솔직히 기분은 정말 좋다. 엊그제도 동네 마트 갔더니 어떤 코캐시언 아가씨가 우리 애를 보더니 “Oh my god! You’re so beautiful.” 이렇게 외치더라. 아내도 그러더라. 우리 미국 오길 정말 잘했다고.

내가 보기엔 백인 애기들이 훨씬 예뻐보이는데 왜 우리 애한테 이러는 걸까? 이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서는 미국 사람들이 보는 이상적인 애기의 얼굴이 어떤지를 알아야 된다. 그런걸 어디서 알 수 있느냐. 바로 인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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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형적인 아기 인형이다. 동그란 얼굴, 큰 눈에, 코 작고, 입 작고 볼은 통통하다. 팔다리도 통통하고 말이야. 동양인 애기가 코하고 입이 작다. 여기다 눈매 좀 또렷하고 살이 포동포동하면 서양 사람들이 보는 귀여운 애기상에 얼추 비슷해 지는거지. 우리 애기가 몸무게는 어디 가서 안빠진다. 어지간한 서양애들을 다 압도한다. 그러니 볼이 얼마나 통통하겠냐. 살이 그렇게 쪄 있으니까 얼굴이 동그랄 수 밖에 없고, 코하고 입은 동양인 중에서도 작은 편이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이 우리 애를 인형 같다고 하는 모양이다.

애가 성장하면 또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사람들이 다 예쁘다고 하니까 기분이 참 좋다. 내 눈에야 뭐 항상 귀엽고 사랑스러운건 당연지사. 나도 이렇게 영락없는 아빠가 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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