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부재자 투표
재외국인 부재자 투표를 지금 막 하고 왔다. 시카고한국공관에 가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길이 생각보다 많이 막히더라. 렌트카를 썼다면 얼마나 피가 말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가 있다. 거기 내가 좋아하는 대사가 있다.
"지금까지 내게 수많은 선택의 기로가 있었다. 한번도 빠짐 없이, 난 무엇이 바른 선택인지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왜냐고? 옳은 선택을 한다는 게 더럽게 어렵기 때문이다."
(Now I have come to the crossroads in my life. I always knew what the right path was. Without exception, I knew, but I never took it. You know why? It was too damn hard.)
누가 뭘 하든지, 가장 중요한 게 난 두가지가 있다고 본다.
1. 바른 선택이 뭔지 알 수 있을 만큼의 지적 능력
2. 그걸 알면 실행할 수 있는 의지
일단 뭔가를 알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1번을 꼽은 것은 누가 봐도 명확하다. 문제는 2번이다. 기말 고사를 앞두고 있는 학생이 있다고 치자. 그 학생이 앞으로 한시간 동안 공부를 할지, 게임을 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답은 너무나 뻔하다.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매번 게임의 유혹에 빠진다. 어쩌면 1번보다 더 어려운 것이 2번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 기준으로 선택을 했다. 별로 어려운 선택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건 좀 사족인데, 저 대사가 생각난 김에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4대강이니 대운하니 명박이가 추진하고, 어용학자들이 달아붙는 걸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새끼들이 바른 선택이 무엇인지는 모를 리가 없었다. 아니 분명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알아도 바른 선택을 하지 않고 엉뚱한 짓을 했다. 본인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자기 이익 앞에 별게 없다는 거, 정말 살면서 많이 느꼈다. 하지만 그땐 좀 특별했다. 대학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그 참담한 느낌을 토로했던게 기억에 참 강하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