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Life

주식이 오를까요?

Markowitz 2015. 2. 5. 09:39

가끔 나한테 투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내가 금융을 공부했고 그걸로 밥을 먹고 살다보니 잘 아는 것처럼 생각할 수는 있겠지. 근데 나 그런거 잘 모른다. 장기적인 전망은 물론, 단기적인 전망도 모른다. 당장 뉴스가 떠도 그게 주가에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도 자주 틀린다. 나만 이런 것 같지도 않다.

몇달 전에 FED에서 이자율을 곧 올린다고 발표했다. 상식적으로는 이게 주가에 안좋은 뉴스인데 정작 시장은 폭등했다. 사람들이 ‘FED가 이자율 인상을 해도 될 정도로 봤다면 경기 전망이 좋나보다.’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전 FED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또 했을 때는 주가가 반대로 움직였다. 하루에 그렇게 많이 떨어지는거 참 오랜만에 본 것 같다.

며칠 전에 있었던 ECB의 양적완화 발표도 그렇다. 이건 대형 호재였고 발표 시간도 여기 시간으로 오전 6시 정도였다. 이러면 주식 시장 개장과 동시에 주식이 올라야 정상이다. 그런데 개장하자마자 푹 내리더니 한시간여 동안은 그대로 있더라. 결국 오후에 오르긴 했지만 말이다. 그날 분석에서 주식이 양적완화 뉴스 때문에 올랐다고는 했는데 그럼 오전 동안에는 왜 내렸는지 설명이 없다.

이렇다. 주식 시장을 움직이는 뉴스가 참 많은데, 확실한 뉴스는 실적 발표 뿐, 대부분은 그 영향을 가늠하기가 불가능하다. 가끔 족집게처럼 맞춘 사람이 있긴 하지만 몇번 운이 좋았을 뿐이다. 주사위 10번 던져서 다 6만 나오는 사람도 확률적으로 나온다. 그런 사람이라 해도 다시 던져서 6이 나올 확률은 1/6일 뿐, 많은 empirical study도 이걸 증명하고 있다.

그럼 뭘 어쩌란 말이냐 이렇게 묻고 싶은 사람이 있겠지. 일단 누가 아는 척, 족집게 박사인 척을 하면 그놈 피해라. 사기꾼이다. 보니까 이런 놈한테 걸려서 돈 날리는 사람이 가끔 있더라고. 시장을 예측하니 뭐 어쩌니 이런거 다 구라다.

그냥 단기 자금은 현금, 중기는 채권, 장기는 주식. 딱 이렇게 못박아라. 주식할 때도 특정 회사에 몰빵하지 마라. 도박이다. 어설프게 분산을 해봐야 중개 수수료만 더 든다. 주식을 하겠다면 인덱스 펀드만 해라. 뮤추얼 펀드도 하지 마라. 전문가가 운용하면 뭐 좀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전문가 드물다.

물론, 이렇게 운용하면 대박은 안난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쪽박 찼다는 사람도 드물다. 그런데 뭐 뉴스네 테마네 해삼서 혼자 열심히 트레이딩한 개미들의 결말이 어떤지는 대충 다 알고 있지 않나. 본인이 온갖 정보로 무장한 전문가들을 (꾼들이라고 할래다가 그냥 전문가로 했다) 이길 수 있다고 믿을 이유가 있는지 생각해보시라.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주식 하시고 아니면 위에서 내가 써놓은 대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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