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로즈와 시카고 불스 플레이오프 탈락
시카고가 나름 대도시이다보니 스포츠팀이 여러개 있다. 사람들이 관심도 많고 대충 성적도 좋다. 하지만 제일 유명한 팀을 꼽아보라면 시카고 불스 농구팀이지 싶다.
방금 시카고 불스가 클리블랜드와 벼랑끝 승부 끝에 졌다. 뭐 그냥 아주 시원하게 박살이 나버렸다. 이럴 걸 예상하긴 했는데 너무 힘 차이가 느껴져서 당황스러울 정도네.
사실 이번 클리블랜드와의 시리즈는 해볼만 했던 것 같다. 아무리 최고 선수 르브론이 있다지만, 중요한 선수 하나가 부상중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파우 가솔이 시리즈 중에 다친게 컸다. 그 선수가 멀쩡해야 그나마 비교 우위가 하나 생기는데 말이다. 지미 버틀러도 1옵션이 되기엔 기량이 부족하다보니, 변비로 고생하는 아내의 마음을 좀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특히 데릭 로즈, 그리고 아직도 그를 에이스로 믿고 있는 불스를 보니 불쌍하기까지 하네. 나같은 필부가 데릭 로즈 걱정을 한다면 참 속 편한 소리 한다 그러겠지만 이런 내 처지를 잊을만큼 로즈의 현재 상태는 처참하다. 데릭 로즈는 이제 팀의 에이스가 될 능력이 없다. 두번이나 큰 부상을 당했으니 기량이 떨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하지만 그가 돌아올 것을 믿고 팀의 에이스 자리를 비워뒀던 건 큰 실수로 보인다.
수년 전 로즈가 부상을 당하기 전에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다. 정말 잘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단계 위에서 노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르브론 제임스 부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뭔가. 폼이 떨어져서 슛 뿐 아니라 모든 플레이의 정확성도 떨어지고, 기복도 심해졌다. 체력도 예전 같아보이지 않는다. 이런 그가 중요한 순간에 2점을 우겨넣을 무기로 선택을 받고, 그게, 당연한 듯이, 자꾸 불발이 나다보니 팀 전체가 꼬이는 것 같다.
반면 르브론은 역시 최고 선수답더라. 본인의 기량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고,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까지 대단했다. 반면 불스의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로즈는... 에휴.. 예전에 넣던 걸 못넣는 본인의 심정이야 어찌 말로 표현이 되겠냐만, 그걸 지켜보는 관객도 참 못할 짓이다. MVP까지 받았던 그가 클리블랜드 후보선수에게도 털리는 걸 보니 이렇게 허무할 수가 없네. 3차전에서 중요한 슛을 넣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뭐 그런 기회를 몰아받다보니.. 한번 운이 좋았을 뿐이다.
내년 시즌 불스는 1옵션을 맡을 능력이 있는 선수를 영입해야 할 것 같다. 더이상 데릭 로즈만 바라보고 있으면 될 일도 안되겠다. 이번 시즌에도 그 자리에 크리스 폴이나 카이리 어빙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부상 전에는 한 수 아래였던 카이리 어빙이었는데...
시카고 지역 신문 헤드라인도 내 생각하고 비슷하네.
Loss wasn't Derrick Rose's fault, but he just didn't do enou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