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Life

아마존 리뷰도 별 수 없군

Markowitz 2016. 2. 17. 10:55

퇴근 후에 소파에 앉아서 유튜브를 보고 있었다. 곧 자전거 타고 출퇴근할 생각을 하니 어서 빨리 bike light가 왔으면 좋겠다 싶더군. 약간 뿌듯한 기분에 얘네들이 언제쯤 도착하려나 아마존에 들어가서 배송내역을 확인해봤다. 그러면서 그 상품의 리뷰도 다시 봤다. 내가 제대로 사긴 산거지 하면서. 고작 햄버거 가격 밖에 안하는 물건을 사놓고 유난을 떠는 나도 참 웃기네.


그런데 아오 씨발! 다시 리뷰를 읽어보니 전에 안보이던 문구가 보이더라. 판매자에게서 리뷰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물건을 공짜로 받았단다. 리뷰 맨 끝에 한문장 박아놨더라고. 난 내게 필요한 내용만 읽고 넘겨서 이걸 못봤었다. 100개가 훌쩍 넘는 리뷰 중에 적어도 90%가 스폰서 받은 리뷰더라. 아 썅 진짜 그 씁쓸함이란 이루 말을 할 수가 없더군. 난 이 제품이 리뷰가 좋아서 샀는데. “협찬 받은 물건이라도, 리뷰는 정직하게 썼어요”라고 해봐야, 공짜로 받고 험한 소리 적기는 뭐 쉽나.


다른 비슷한 제품들도 몇개 살펴봤다. 놀랍게도, 정말 놀랍게도 협찬 없는 리뷰가 드물었다. 난 물건 자기 돈 주고 사서 쓰는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리뷰를 본다. 그런데 사실상 그럴 방법이 없단 것 아닌가. 한국에서 살 때 난 인터넷에서 레스토랑이나 가게 같은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다. 대충 다 홍보성 글인 것인 걸 알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좀 덜한 줄 알았더니 크게 다르지 않다니 정말 실망이다.


아마존은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보통 사용자들의 리뷰를 따로 집계하든지 하지 않으면 리뷰에 달린 별점이 무의미할텐데, 이걸 좀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이 동네의 대표적인 리뷰 사이트인 Yelp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한다. 하기사 겨우 점심값 정도의 제품을 사서 쓰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방대하고 요란한 리뷰를 올린다는 사실 자체가 좀 이상하긴 하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선진국이긴 한가보다. 최소한 물건 공짜로 받은 사실을 밝혀놓기는 했으니. 아마존의 작은 bike light 리뷰어가 거의 한국 증권 애널리스트 정도의 직업윤리를 따르고 있는 것 아니냐.


Just so you know, I received this product at a discount in exchange for my honest and unbiased review. But this in no way has influenced my opinion of this fine product.


에휴.. 그래도 사진은 많이 올려줘서 그거 하나는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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