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과 내 인생
내년 봄 정도에 서버브로 이사가려고 여러 동네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학군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평가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레이팅을 매길 수가 없고, 돌아다니는 레이팅도 정확하지 않단다. 제대로 평가가 되는 것은 고등학교라고 하네. 따라서 학군을 볼 때도 고등학교를 보게 된다.
가능하면 내 아이가 좋은 환경에서 좋은 선생님으로부터 좋은 친구들과 배울 수 있었으면 하는게 부모 마음이겠지. 이게 내 아이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다가, 내가 조금 더 나은 학교에 다녔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을 해봤다.
우리 때도 과학고, 외국어고가 있었지만, 난 거기 가면 진짜 대학도 이공계로 가야 한다거나, 외국어만 전공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그냥 인문계 고등학교에 갔다. 굳이 레이팅을 주자면 10점 만점에 5-7인 것 같다. 그럼 고등학교 3년 동안 내가 어떤 선생님들을 만났는지 생각해봤다.
1학년: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 개인적으로는 성적도 약간은 오른 것 같다. 특별히 어려운 일도 없었고, 친구들과도 우애 있게 지냈다.
2학년: 정말 좋은 선생님을 또 만났다. 개인적으로 약간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선생님 덕분에 잘 극복했다. 성적도 많이 올랐다. 선생님께서 내가 약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책도 주셨고 그 덕분에 수학을 정말 잘 하게 됐다. 그걸로 지금까지 먹고 사는 것 같다. 정말 쉽지 않은 행운이었다.
3학년: 씨발... 자타가 공인하는 큰 똥을 만났다. 아... 정독실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으니 망정이지 진짜... 지금도 한숨부터 나온다. 정말 씹새끼를 담임으로 모시면서 진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공부는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했는데, 고3 시작할 때 등수보다 수능시험 등수가 못하다. 사실 2학기부터 등수가 떨어졌으니 하루 재수 없었던 게 아니라 진짜 성적이 떨어진 게 맞는 것 같다. 이게 그 스트레스와 관계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지.
사실 난 '학군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냐.. 지가 열심히 해야지.' 이렇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 좋은 학교에서는 저런 똥을 안만날 수 있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다 싶네. 역시 학군 좋은 동네로 이사를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