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도 이사를 못 할 수 있다
집을 사고 이사를 하는 데에는 할 일이 많다.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게 있으니 바로 우리 아이들을 돌봐줄 데이케어를 찾는 일이다. 이게 정말 어렵네.
서버브에는 맞벌이를 하는 사람이 그렇지 많지 않은 것 같다. 풀타임으로 애를 봐주는 데이케어보다 오전만 봐주는 곳이 훨씬 많더라. 일단 내가 원하는 시간만큼 애들을 봐주는 곳이 드물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 많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연락하는 곳마다 웨이팅 리스트가 기네. 어떤 곳은 학생이 16명인데 대기자가 16명이다. 이건 뭐 애들이 학교 갈 때까지 대기자 다 안빠진다 소리하고 똑같다.
다운타운에 있는 데이케어는 사정이 좀 낫다. 데이케어 숫자가 많고, 애들이 크면 서버브로 이사가는 사람들이 꼭 있어서 적당히 빠져나가니까 자리도 난다. 그런데 서버브는 사정이 많이 다르네. 멀리 직장을 옮기는 경우를 제외하면 잘 안빠진다고 한다. 하기사 애들 키우기 위해서 다운타운으로 이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까. 이사는 좀 있다가 갈 예정이라서 여유롭게 생각했는데 이거 뭐 그럴 일이 아니었네.
뭐 하여간 새로 이사간 집에서 5마일 안쪽, 차로 10분 이내에 닿는 어지간한 데이케어에다가 다 전화를 돌리고 웨이팅리스트에 올려놨다. 내가 이사가기 전에 자리가 나오면 좋겠지만, 조금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 이사를 했는데도 데이케어가 안구해지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무엇을 할 것인가? 어쩌긴 뭘 어째. 그냥 지금 보내는 데 계속 보내는 거지.
지금 보내는 데이케어와 새로 산 집까지의 거리는 24마일. 차 막히면 1시간 안막히면 30분 거리인데, 요새는 안막히는 일이 드물다. 이걸 아침에 데려줬다가 돌아오고, 저녁에 또 픽업하러 갔다가 집에 오면, 재수 좋으면 2시간, 아니면 4시간까지 길에서 보내야 된다. 거의 할 짓이 못된다고 할 수 있지. 그래서 아침에 데려줬다가 다운타운 오피스로 출근해서 일을 하고, 일 끝나면 거기서 애들 픽업해서 와야겠다. 회사 출근하면 밥도 주니까 뭐 딱히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다.
나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애들이 차에서 2시간씩 버텨줄지 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