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loton 장단점
Peloton bike하고 guide가 집에 온 지 어느덧 3달이 다 되어 간다. 좀 써보니까 장 단점이 보이고 앞으로 뭘 기대해야 할지도 좀 감이 온다.
먼저 가장 큰 장점은 어느 때나 집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친구들도 이 걸 가장 큰 장점으로 꼽더라. 너무 쉽다. 그냥 바이크에 올라 타면 그만이니까. 운동 기구가 자전거라는 데서 오는 뜻 밖의 장점이 또 있으니, 식사 직후에도 할 수 있다. 달리기를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밥 먹고 바로 달리면 음식물이 위 안에서 요동을 치는데 배가 아파서 죽는다. 근데 자전거는 그럴 일이 없기 때문에 진짜 어느 때나 집에서 운동을 할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은 클래스가 너무나 다양하다는 점이다. Fitness industry의 Netflix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내가 오늘 45분 동안 땀을 빼고 싶다 하면 45분짜리 클래스를 찾으면 되고, 스트레칭을 할 시간이 10분 밖에 없다고 하면 또 그 시간에 맞는 클래스가 있다. 정말 다양한 needs에 맞는 강좌가 종류별로 다 있어서 내가 원하는 만큼 원하는 운동을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유튜브에서 찾으면 되지 않냐 그러는데 직접 해봐라. 딱 원하는 시간 동안 하체만 조지는 영상이 쉽게 찾아지는지. 존나 어려운데Peloton에는 다 있다.
다음이 강사로부터 오는 motivation이다. 이 서비스의 모토가 스튜디오의 경험을 집에서 하는 거라고 하니까 사실 이게 특장점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는 못하네. 예전에 아이 생기기 전에는 마누라와 동네 짐에 가서 스튜디오 강좌를 들었다. 강사가 진짜 존나게 굴리더라. 그거 한 시간 구르고 샤워하고 집에 와서 쉬다가 잘라고 침대에 누우면 허벅지로부터 열이 따뜻하게 올라와서 이불을 댑히더라. 진짜 내 인생에 그렇게 빡세게 운동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 정도의 경험을 할 수 있을거라고는 솔직히 기대도 안했다. 실제로 해보니까 그렇기도 하고. 그 스튜디오 강사로부터의 motivation이 10이라면 Peloton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얻는 건 3 정도다. 없는 것보다는 분명히 낫긴 한데 studio experience냐 하면 nowhere close to the anticipation.
마지막이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거다. 자전거는 같이 못 타지만 Guide는 함께 할 수 있다. 저기서 애들이랑 같이 할 수 있는 요가나 가벼운 운동 영상 틀어놓고 애들이랑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하는 거지. 솔직히 자주 하는 건 아니다. 우리 첫째 애는 처음에는 엄청 관심을 가지더니 요새는 같이 하자 소리를 안 하고, 우리 둘째는 저런 거 말고 Top Gun Maveric이나 틀어달라고 한다. 그래도 애들과 부담없이 같이 하는 활동이 하나 는 거잖아.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다. 처음에 장비값 말고도 매달 $44씩 나간다. Netflix도 가격이 올랐다 하는데 이것보다는 싸다. Gym도 찾아보면 비슷한 가격으로 다닐 수 있는 데가 있을 것 같다. 물론 나는 아내와 같이 쓰니까 둘이서 gym membership 갖는 것보다는 싸지만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좀 고민될 것 같다. 또 단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게 소셜 효과 제로라는 것과 직접 스튜디오에서 강사와 같이 구르는 것만한 재미와 빡셈은 기대할 수 있다는 거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어느 친구는 펠로톤을 갖고 있음에도 근처 비싼 짐에다 출입을 하더라.
내가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망설임 없이 동네 짐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나는 돈보다 시간이 더 귀한 애 둘 키우는 아빠이기 때문에 짐은 무슨… 짐이란 말인가. 그래서인지 펠로톤에서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을 화면에 띄워주는데 20대는 거의 없다. 더군다나 내가 사는 곳은 플로리다가 아니라 중서부. 이 동네의 겨울 날씨에서는 조깅하는 것도 빡세다. 그냥 펠로톤이라도 있는 것에 감사하며 예쁜 트레이너의 구령 소리에 맞춰서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여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