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오리지날 트릴로지 감상평
스타워즈 오리지날 시리즈는 옛날에 다 봤다. 근데 워낙 어릴 때 봐서 단편적인 장면만 기억에 남아 있었다. 누가 어떤 작품인가 물어본다면 모른다고 해야 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딱히 이 옛날 영화들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우리 둘째가 스타워즈에 미치는 바람에 어째 이들을 꺼내서 보게 됐다.
1편은 전형적인 모험 오락 영화다. 클리셰를 정직하게 따라가기 때문에 그냥 별 생각 없이 즐기면 된다. 그 클리셰들이 이 영화가 나올 때도 클리셰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아니었을 것 같기도 하고. 영웅본색을 떠올리게 되는 마지막 장면 하며. 반전 없이 쭈욱 진행되는 이야기여서 사실 특별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그냥 가족용 오락 영화.
2편은 좀 다르다. 1편과는 다르게 클리셰를 하나하나 다 깨버리면서 진행되는 줄거리가 참신하고 1편의 흥행 덕에 제작비가 넉넉해져서인지 특수 효과도 제법 많이 썼다. 내 기억 속에는 눈 속에 조난 당하고 나서 타고 다니던 짐승 배를 가르던 장면과 그 유명한 “I am your father.”가 아주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지금 봐도 훌륭한 영화다. 전형적인 줄거리를 비껴 가면서 진행한다는 게 말이 쉽지 여간 어려운 게 아닌데 말이다. 남들과 다르게 하려면, 다르면서 좀 나아야지 대부분 다르면서 좀 못하거든.
그리고 3편. 1, 2편의 성공 덕에 흥행은 어느 정도 보증되어 있는 상황. 그렇다면 아낌없이 제작비, 그리고 특수효과를 퍼부어 후회 없는 장대한 마무리를 하겠노라고 굳세게 마음을 먹은 게 느껴지더라. 정말 끝내주는 걸 만들어보겠다. 뭐 이런 거지. 실제 그런 판이 깔린 게 맞기도 하다. 그리고 실행도 완벽했다. 줄거리는 최대한 단순하게 가면서 특수 효과로 꽉꽉 채운 영화를 만들어냈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장면이 가장 많은 스타워즈 영화가 바로 이거였더라. 특히 장례식 장면은 진짜 너무 슬프게 봤던 기억이 난다. 중간 부분이 난 좀 지루했는데, 그나마 그 당시 관객들에게는 그냥 눈이 호강하는 아바타급 경험이었을 것 같다. 줄거리만 떼놓고 봐도 군더더기 없고 모든 게 깔끔하게 맞아 떨어지는 게 아주 공을 들여서 다듬은 것 같다. 그런데 어쩌다가 21세기에 Mission Impossible Dead Reckoning Part 1 같은 게 나왔는지… 에휴…
우리 아들은 3편을 가장 재밌게 보는 것 같았고, 난 2편이 제일 낫더라. 이 트릴로지가 스타워즈 이야기를 워낙 깔끔하게 마무리를 잘 해놨다. 헐리웃 제작자들이 왜 시퀄 대신 프리퀄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는지, 또 억지로 내놓은 시퀄이 왜 엉망인지 이해가 된다.
스타워즈 오리지날 트릴로지는 가족 오락 영화의 클래식으로 아주 긴 수명을 가질 것 같다. 이런 걸 만들어낸 조지 루카스를 비롯해서 참여한 배우와 스탭들 모두 자랑스러워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