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Life
매미 대란
Markowitz
2024. 5. 23. 07:11
CPR에서 올해 주기성 매미가 돌아오는 해라고 엄청나게 경고를 했다. 주기성 매미는 몇 년마다 한 번 올라오는 매미를 말하는데, 당연히 한 종류가 아니다. 올해는 두 종류가 겹치기 때문에 어지간한 주기성 매미들보다 훨씬 많이 올라올 예정이라대. 뉴스에서만 이런 것도 아니고, 애들도 학교에서 매미에 대한 걸 배워오더라고. 뭔가 폭풍전야 같은 분위기였지. 그래서 어린 나무는 방충망으로 싸고 뭐 그렇게 나름 대비를 하더라.
근데 실제로 내 눈에 보이는 건 없었다. 그래서 일리노이주 남쪽에나 해당되는 일이구나 뭐 이래 여기고 있었지. 그런데 지난 토요일날 모든 게 다 달라졌다. 금요일날만 해도 평소와 다를 바가 없었는데, 토요일 새벽 조깅을 뛰는데, 뭐 진짜 뛸 수가 없었다. 길이 이 모양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무는 다 이래 돼 있었다.


나무만 이런가. 잔디에도 매미들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 잔디 깎기를 돌리기 미안할 지경이다.

이게 하룻밤새 일어난 일이다. 금요일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당연하지만 지금도 올라오고 있다. 우화를 한 직후에는 얘네들도 좀 쉬어야하는지 울지도 않다가 어제부터는 그것도 시작했다. 참고로 이건 화요일 오후 사진.

자세히 보니까 유충이 땅으로 올라온다고 다 매미가 되는 것도 아니더라. 껍질을 깨다가 지쳐서 죽는 매미들 숫자도 상당하더라고. 변태를 무사히 끝마쳐도 거기서 너무 에너지를 쏟았는지 그냥 말라 죽는 매미들도 많고. 생명이라는 게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뭐 하나 그냥 되는 건 없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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