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Life

여행사를 통해 본 동아시아 민족들

Markowitz 2024. 6. 17. 06:15

미국 시민권 신청을 우째 하냐 뭐 이런 궁리를 하고 있는 중인데, 갑자기 한국에 갔다가 제주도 다녀왔다는 사람 생각이 났다. 내가 제주도에 대해서 아는 거라봐야 20년도 더 전에 한 번 다녀왔을 뿐이고, 거기 출신 친구 하나 있고 이게 다다. 그래서 내가 별 얘기는 해줄 수 없었다. 한국에서야 어디 가서 쉬고 올 데가 많지. 동남아 가도 되고. 그래서 제주도가 동남아에 많이 비교가 되는 듯 하다. 나도 비슷한 점이 있다는 건 이해하는데, 절대 따라하면 안 될 것까지 따라간 모양이더구만.

생각해보니 나는 동남아도 딱 한 번 갔네. 신혼 여행이 태국이었으니까. 마누라가 여행사에다가 나는 한 번도 동남아에 가본 적이 없으니 좋은 인상이 남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행사가 붙여준 가이드는 우리를 무슨 근본도 알 수 없는 물건을 바가지 씌우는 업장에다 대려다 놓더라. 나는, 여행사 끼고 하는 여행이 처음이었으므로, 바가지인 줄도 몰랐다. 아무리 내 주머니에서 나간 돈은 없었다고 해도, 시차 적응도 제대로 못 한 내 소중한 시간을 이런 데 쓰게 만들다니.

물건 파는 분들 말은 참 잘 하더라. 내가 브라질과 고무의 역사에 대해서 몰랐다면 진짜 넘어갈 뻔 했다.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길래, 뭐 걔네들이 내가 미국에 사는 줄 알 리도 없었고, 이 새끼들 사기꾼이구나 싶었지. 덕분에 어떻게 돌아가는 판인지 눈치를 깔 수 있었다. 나중에 여행사에서 듣기로는 지네들을 통하는 한 이런 데 들리지 않고 여행할 방법은 사실상 없단다. 이게 무슨 소린가... 뭐 하여간 나에게 동남아 여행은 아주 안 좋은 인상을 남겼는데, 이런 근본 없는 강제 쇼핑이 제주도에도 있을 줄이야.

내 친구가 들려준 얘기인 즉, 여행사가 어디 쇼핑하는 데에 사람들을 끌고 가더니 말 뼈 가루를 존나 바가지를 씌워사 팔더란다. 제주도 해녀가 그렇게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말 뼈를 복용하기 때문이라면서. 그 쪽도 존나 입을 잘 터는지 동행하신 부모님은 완전히 그놈의 말 뼈를 믿고 계신단다. 얘가 나한테 한 질문이라는 것이 이게 사실인 것 같냐? 이거였지.

사실일 리가 있나. 한국인인 나는 들어보지도 못 했다. 말은 제주도에만 있는지 모르겠는데, 해녀가 제주도에만 있는 것도 아니지. 그 중에 말 뼈 냄새 맡아본 사람이 과연 있기는 할까? 한국 사람이 여행사 끼고 동남아 가면 뭐 근본도 알 수 없는 것들 야부리 털어가면서 바가지 씌워 파는데, 아마도 중국 사람이 제주도 오면 똑같은 일을 겪는 모양이다. 뭐 이게 내 생각이고 이걸 그대로 말해줬다. 그나저나 그 친구의 부모님께서는 상당히 비싼 돈을 주고 그 말 뼈 분말을 구입하신 모양인데, 이게 사실 다 사기라고 말씀드리는 게 여간 어렵지 않겠다고 하더라.

한국 여행사가 하는 짓이나 중국 여행사가 하는 짓이나 크게 다를 게 없고, 중국 사기꾼이나 한국 사기꾼이나 다 비슷한 걸 보니 진짜 같은 호모 사피엔스가 맞긴 하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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