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imple Life

기억에 남는 하객

예상 밖으로 참 많은 하객이 왔었다. 솔직히 생각이 잘 안나는 사람도 있고, 기억에 또렷하게 남은 사람도 있다. 그 중에서 한 후배녀석 생각이 갑자기 났다.


내가 학교 졸업한 후에도 종종 보다가 내가 일이 바빠지고, 유학준비, 유학, 거기 직장잡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못본지는 몇년 되었었다. 내가 따로 연락하지 못했는데도 그녀석은 찾아왔다. 반가운 얼굴로 악수를 하며 내게 이런 말을 건냈다.


"형 너무 오래간만이잖아요. 전 형이 외국으로 도망이라도 간 줄 알았어요."


걔한테 연락을 준 후배가 이런 얘기는 안해줬던 모양이다. 나도 약간 당황했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뭘 하고 사는지는 알려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응 사실 나 진짜 외국 나갔어. 지금 시카고에 살어."


걔는 당황한 듯 보였지만, 그래도 난 그 녀석이 와줘서 고마웠다. 그 후배에겐 내가 지금 뭐가 되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예전에 친하게 지낸 선배가 결혼을 한다니 그냥 와서 축하를 해주고 싶었던거지. 내게 그렇게 순수하게 축하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순수한 마음을 접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 사람을 기쁘게 하는 건 바로 그런 것들인데 말이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