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시골 의사 심장 외과 전문의인 친구가 물어보더라고, 그 옛날 시골 의사들 어떤 의료 행위를 했느냐고 말이야. 그래서 생각을 해봤다.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치료하셨는지. 물론 어린 내가 정확히 알 리는 없다. 그냥 꼬꼬마의 눈에 비친 할아버지의 모습이 그랬다 정도이니 무슨 향토 사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내용은 아닐 것이다. 내게 가장 큰 기억으로 남아 있는 건 한 밤중에 울리는 철문 소리다. 우리집 대문은 쇠창살로 되어 있었는데, 그걸 흔들면서 할아버지를 찾는 거지. 그 즈음엔 할아버지는 벌써 약주를 한 잔 하시고 주무시고 계셨다. 우린 할아버지를 깨워서 환자를 보게 했지. 분명히 취한 상태였을텐데, 의료 사고 한 번 내신 적 없다. 어떤 의미로든 대단한 거지. 그렇게 오는 환자는 크게 두 부류였던 것 같다.. 더보기 바람 앞의 등불 우리 딸에게 가장 특별한 스포츠는 농구다. 그 아이의 safety base가 되어주는 친구들과 농구를 통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농구를 많이 하다보니 여자 아이들 중에서는 그래도 약간 잘 하는 편이다. 농구를 더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왜 안 했겠나. 우리 동네 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유소년팀 tryout에 대해서 알게 되자마자 심사숙고를 하더니 정말 얘가 재미있어 하는 걸 포기하고서라도 이 팀에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럼 tryout에서 코치들이 어떤 걸 보는지 좀 알아봤다. 신체 능력이나 농구 기술보다 중요한 게 코치의 지시를 잘 따르는 거라 했다.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Inattentive ADHD 때문에 바로 그 부분이 아이의 취약점이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특출난 부분이 있다고도 할.. 더보기 내가 아는 가족사 한 토막 내 외할아버지도 의사셨다. 일제 시대에 만주에서 의사로 계셨다. 대단한 정치적인 활동을 하시진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어찌 정치범으로 감옥에 갇혔다. 어느 한국인과 친해져서 같이 술을 먹다가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질 수 밖에 없다는 발언을 하셨는데 그걸로 꼬투리를 잡힌 게지. 그 동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밀정이었다. 파트 타임으로 한국인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고 있었다는데 그게 그 밀정의 의심을, 독립 운동 하고 있을 것이라고, 산 것 같다. 조용한 의사 양반이 하루 아침에 정치범이 되어서 감옥에 갇혔는데, 아마 고초를 많이 당하셨을 것이다. 그대로 있다가 죽을 운명이었는데 옥살이 8개월만에 일본이 전쟁에서 진다. 그 바람에 할아버지는 풀려나셨다. 할머니께 들은 얘기니까 아마도 확실한 것 같은.. 더보기 이전 1 2 3 4 ··· 2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