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육아

데이케어에서의 첫주 + 오늘 아침 아이를 데이케어에 보내는게 힘이 든다. 그래도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다. 둘째 때문에 심술을 부리지 않는다면 집에서 아내 혼자 돌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얘가 그렇지 못하니 뭐… 대망의 첫날, 아이는 평소처럼 일어나서 장난 치며 놀다가 밥먹고 옷도 입었다. 어디 간다하면 좋다고 따라 나서는 애라 기분 좋게 아빠를 따라 나섰다. 이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는 데이케어에 가는 내내, 또 도착해서도, 즐거워했다. 비로소 아빠가 자길 놔두고 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서야 심하게 울었다. 최선을 다해서 아빠로부터 떨어지기 싫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오후 늦게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는, 의외로 담담하게 있었다. 그러나 아주 어려운 날이었다고 들었고, 실제로 아이의 두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The second .. 더보기
데이케어에 등록했다 둘째가 생기고 나니 첫째를 데이케어에 안맡길 수가 없네. 첫째가 너무 심술을 부려서 어쩔 수가 없다. 장모님이 한국에 돌아가시고, 아내 혼자서 이 어린 애들 둘을 돌보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니 가능은 하다손 쳐도 삶의 질이 아주 낮아지겠지. 첫째는 하루종일 울고만 있을거고, 둘째는 우는 첫째 때문에 제대로 잠도 못잘거고 어휴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데이케어에 애들 보내는 건 뭐 예상했던 시나리오다. 작년에 일찌감치 투어도 다 했다. 그래서 어디에 보낼지 정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예상치 않게 원래 보내고 싶었던 곳에 못보내게 됐다. 당황스러운 일이라 그간 있었던 일을 정리해봤다. 첫번째 투어. 직장동료들이 여럿 애들을 보내고 있는 곳에 찾아갔다. 오너가 직접 운영하고 있고, 규모는 가장 작았.. 더보기
교외 지역으로 이사를 나가야 할 것 같다 내가 오후 5시면 집에 돌아와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이유는 회사에서 가까운 곳에 살기 때문이다. 처음 이사를 올 때는 학군이 좋기 때문에 여기 오래 머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머지 않아 이사를 나가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내 아이는 항상 뛰어다니고 소리도 많이 지른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심한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웃들 입장에서는 고역일거다. 아무리 매트를 잘 깔아놔도 마찬가지다. 지금에야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 말려도 소용이 없지만 조금 더 크면 다를 줄 알았다. 그런데, 더 크면 더 심하게 뛰고 소리를 지를 뿐이라는 걸 알았다. 며칠 전에 근처 사는 가족을 집에 초대해서 고기를 구워먹었다. 이제 6살, 8살 된 애들도 같이 왔다. 걔네들을 보고 아내도 나도 충격 받았다. 이유 없이.. 더보기
A bad case of 육아 이 글을 쓸까 말까 한참을 고민했다. 안좋은 일 곱씹는다는게 뭐 썩 유쾌하진 않으니. 허나 이렇게 써두면 나도 곱씹어보면서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겠다 싶어 정리해봤다. 이 XX친구를 몇글자로 요약해보면 대충 이렇다. 학업성적은 우수하나 사회성이 좀 없다. 전체적으로 보면 성실하고, 능력 있고, 착하고 그렇다. 이만하면 멀쩡한 것 이상이다. 허나 내가 bad case에 집어넣은 건 온 성장기에 걸쳐 학대를 당했기 때문이다. 사고를 치고 다니는 애도 아닌데 학대를 했다면 bad 맞지 뭐. 그는 본인이 왜 허구헌날 구박을 당하는지 이해해보려 노력한 것 같다. 설득력 있는 가설을 갖고 있었다. 그 가설을 여기다 소개해본다. 편의상 그 친구를 갑돌이라고 하자. 갑돌이의 부모님은 옛날부터 사이가 아주 안좋았다. .. 더보기
A good case of 육아 아침밥으로 회사에서 토스트를 해먹으려 했는데, 토스터기가 고장이더라. 나가서 사먹을까 하다가 그냥 차가운 빵을 씹어먹었는데 갑자기 친구한테 들은 얘기가 생각났다. 빵이나 토스터기하고 그 친구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맥락 없이 떠올랐다. 허나 생각난 김에 글로 써봐야겠다.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이 녀석을 몇마디 글로 표현해보면 대충 이렇겠다. 학업성적은 아주 탁월했다. 이 성적과는 안어울리게 많이 게으르다. 성격은 아주 긍정적이다. 이 긍정적인 성격이 게으름과 만나 시너지를 낸게 뻔뻔함이다. 어떤 짓을 저질러도 천하태평이다. 집은 조금 여유가 없는 편이었지만, 언제나 밝은 얼굴에, 학업성적은 최고이다보니 꼭 부잣집에서 자란 애 같다. 실제로 부잣집 도련님들하고 잘 어울렸다. 그 친구 말로는 이상하게도 .. 더보기
아빠의 인생 결혼을 하고부터 취미생활이 어려워지더니, 아이가 생기니깐 아예 꿈나라 얘기가 돼버렸다. 가끔 이전 생활이 그립다. 유학 시절에는 기타를 치면서 소소한 재미를 찾았는데. 그 기타는 아내가 중고로 팔아치웠다. 나는 팔고 업그레이드를 하는줄 알았는데 아내 생각은 좀 다르더라고. 나도 스트레스도 좀 풀고 싶고, 기타를 치면 애기 정서에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뭘 살지 알아봤다. 문득 싸구려 통기타에 METALLICA 스티커를 붙여놓고 애지중지하던 친구가 생각났다. 갓 백일이 지난 애기의 아빠이기도 하니까 안부도 궁금해서 연락해봤다. "요새도 기타 좀 치냐?" 곧 답이 왔다. "놀리는거냐?" 그래 뭐 너도 별 수 없구나. 아빠는 그런 존재인가보다. 나도 애기가 생기면서 줄인게 많지. Netflix도 끊었고, gym.. 더보기
이제 애기 데리고 한국 안가야지 젖먹이 데리고 한국 가려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이 글을 쓴다. 애도 고생이고 나도 고생이고. 이거 뭐 할 짓이 아닌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났으니 친척분들께 보여드린다고 한국에 가기로 했다. 사실 이것 계획하면서도 느낌이 안좋았다. 난 반대를 했는데, 집안의 왕은 마누라라고 누군가 그랬지. 이제 한번 갔다왔으니 뭐가 안좋았는지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 문제는 비행 시간이다. 열시간 넘게 좁은 좌석에 있는건 나도 힘들다. 애야 뭐 두말할 필요 있겠나. 그동안 애를 달래고 재밌게 해주는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가는 동안에는 조금 나았다. 애기가 많이 잤다. 그래도 마지막 두시간 동안에는 많이 울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더 힘들었다. 아무래도 애가 여행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 더보기
미국 오길 잘 한 이유가 하나 늘었다. 여기 사람들 눈에 내 아이가 너무나 귀여운 모양이다. 내 친구들이 귀엽다고 해주는거야 뭐 친구라서 그런가 했다. 근데 모르는 사람들도 다 그런다. 어디, 동네 마트라도, 데리고 나가면 귀엽다는 소리를 정말 많이 듣는다. 장보러 나온 할머니부터, 스쿠터를 타던 동네 꼬마까지, 그야말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난 이런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다. 나를 빼다 박은 애다. 객관적으로 예쁠 수가 없다. 그런데 또 이게 이동네 사람들한테는 먹히나보다. 한국이었으면 못생겼다 소리를 좀 듣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다. 솔직히 기분은 정말 좋다. 엊그제도 동네 마트 갔더니 어떤 코캐시언 아가씨가 우리 애를 보더니 “Oh my god! You’re so beautiful.” 이렇게 외치더라. 아내도 그러더라. 우리 미국 오.. 더보기
나는 사는게 재밌다 아이가 생기니까 너무 바쁘다. 얼마나 정신이 없냐면, 내가 즐겨보는 웹툰이 두달이나 밀렸더라고. 아이가 생기기 전만 해도 업로드 되는 날짜 맞춰서 챙겨보던 건데 말이야. 힘든 건 힘든 거고. 아이는 너무 예쁘다. 객관적으로 예쁘게 생긴 애기는 아닐거라는 거 나도 다 안다. 그래도 내 눈엔 귀여워 보이는 걸 어쩌냐. 태어난지 몇달 되니까 잠도 잘 잔다. 비록 지금도 많이 울고, 밤에 재우기는 어렵지만 예전보다 많이 순해졌다. 엄마 아빠를 알아보는게 참 기특하다. 집에 있으면 안전한 것도 아는 것 같다. 날 보고 웃어줄 때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애기 사진이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 아기 사진을 들여다보느라 업무에 지장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퇴근하고 집에 가서 아이를.. 더보기
Summer of ‘17 ​​​​​​​​​​​​​​​​​​​​​​​​​​​​​​​​​​​​​​​​​​​​​​​​​​​​​ 내가 중딩 시절 우연히 듣고 지금까지 좋아하는 브라이언 아담스 형님 노래Summer of ‘69. 그 땐 알아들은 가사가 제한적이라 인생 전성기가 아주 끝내주게 멋졌다 뭐 이런 내용인 줄만 알았다. 나중에 가사를 해석해보니까 맞긴 맞더라고. 그런데 브라이언 아담스 형님이 75년생이시니, 69년이면 고작 14살 꼬꼬마 ​중딩 때가 아니냐. 난 당연히 형님의 생애 최고의 날들은 스타가 되고 난 후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서 살짝 놀랐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고딩 시절에도 ‘혹시 지금이 내 삶에서 최고의 날이면 어쩌지’하고 걱정하고 또 걱정했다. 이제 10월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가을은 이상하게 따뜻하네. 겨울 .. 더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