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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집시카고

공연 예술 즐기기 한국에 살던 때와 비교하면, 공연 예술을 즐기기가 편해졌다. 특히 재즈를 좋아한다면 시카고만큼 좋은 곳도 드물다. ‘알 카포네’가 운영하던 곳을 비롯해서 라이브 연주를 들을 수 있는 클럽이 많다. 일반 대중음악으로 눈을 돌려도 역시 공연이 많다. 한국에서 유명한 가수들 중에 누군가는 지금 공연을 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팝스타 중 누군가는 지금도 투어를 돌고 있다. 가장 큰 차이는 클래식 음악에 있다. 여긴 흔히 CSO라 불리는 Chicago Symphony Orchestra가 있다. 덕분에 클래식 공연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이 부담이라는 것이 꼭 티켓 가격만을 뜻하지 않는다. 한국과 비교하면 싼 티켓이 많긴 한데, 내가 보기엔 심리적인 면이 더 크다. 한국에서 클래식 공연에 가려면 예술의 .. 더보기
그렇게 위험하진 않아요 시카고는 위험한 도시의 대명사다. 과거로는 ‘알 카포네’의 주 무대이기도 했고, 현재에도 피살률이나 살인사건 피해자 수 등 범죄 관련 통계라면 무엇이든지 간에 어디 꿀리지 않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읽어보면 시카고 남쪽 동네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오는데, 남부 시카고인지 남부 이라크인지 헷갈릴 정도로 절망적으로 묘사된다. 그야말로 정량적, 정성적, 역사적으로도 위험한 도시인 것이다. 먼저 이 지도를 보자. 먼저 한 해 동안 참 많은 총격사고가 있었다 싶고, 이게 서쪽과 남쪽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중심에서 약간 북쪽인 지역은 총격 사망자가 없다. 그럼 저 사고 많이 나는 동네는 뭐하는 곳인지 궁금해지는데 시카고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임과 동시에 흑인 거주지역이다. 미국 도시.. 더보기
영혼을 치유해주는 음식 서울에서 살던 집 근처에는 유명한 소고기집이 있었다. 갈비탕이 끝내줬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주로 전날 과음 등의 이유로, 여기서 갈비탕을 먹는 것으로 기운을 충전했다. 아마도 누구나 이런 음식은 하나씩 있을 것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한국 음식에서 영혼의 휴식을 찾겠지. 그런데 나의 갈비탕 사랑은 시카고에 오는 순간 끝이 났다. 뭐 다른 한국 음식이었어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을 거다. 일단 한인 타운이 부실한 것도 문제이고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쉽지 않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데, 갈비탕 사 먹을 곳이 없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시카고보다 큰 두 도시인 뉴욕과 LA는 말할 필요도 없고, 애틀란타, 시애틀, 산타 클라라에도 한인 음식점이 잘 갖춰져 있었다. 그런데 시카고는 왜 이런지… 아직도.. 더보기
바람의 도시? 추위의 도시 시카고는 Windy City라는 별명이 있다. 정말 이름값 한다 싶을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분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서풍이 16마일로 불어오고 있다. 시속 25km가 넘는다. 한국에서는 태풍이라도 와야 불 법한 바람이 여기서는 그냥 수시로 부는 것이다. 같은 시간 서울에는 시속 3마일의 남풍이 불고 있다. 이 바람은 내게 장점으로 다가왔다. 내가 이 도시에 처음으로 왔을 때는 여름이었다. 나무 그늘에서 책을 읽거나 호숫가를 따라 자전거를 탈 때면 적당히 불어주는 바람이 고마웠다. 시카고는 도시 자체도 깨끗한데, 이것도 바람 덕분이 아닐까 싶다. 허나 이게 장점만은 아니다. 시카고 기후의 또 다른 특징인 추위. 그리고 이 바람이 추위와의 시너지가 엄청나다. “동부에는 허리케인, 서부에는 지진, 남부.. 더보기
시카고의 심장, 금융 산업 딱딱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지도를 펴보자. 시카고는 미국 중서부의 미시건호 옆에 자리하고 있다. 한쪽으로는 호수를 끼고 있고, 다른 방향으로는 평원이 뻗어 있다. 꼭 심시티를 해보지 않아도, 교통의 요지가 되기 아주 좋은 위치라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뱃길과 철도가 많은 사람들을 날라 왔고, 곡물을 비롯한 물자도 모였다. 이곳에 거래소가 생긴 것은 필연이라고 하겠다. Chicago Board of Trade (CBOT)는 1848년에 설립되었다. 이어서, Chicago Mercantile Exchange (CME)가 1898년에 시작되었다. 이름만 들으면 물자가 직접 거래되는 시장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이들 거래소에 가도 옥수수나 철강 같은 상품을 직접 볼 수는 없다. 그들에 대한.. 더보기
내가 Home이라 부르는 곳, 시카고 내가 시카고에 온 이유는 여기 잡 마켓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파생상품 리스크 관리에 대한 직장을 구하고자 한다면 서울에 가야 하듯이, 미국에서도 금융공학에 관련된 일자리는 대부분 뉴욕과 시카고에 있다. 대규모 공채가 흔한 한국과는 달리, 여기는 수시채용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채용 시장이 활발하지는 못하다는 사실을 더해보니, 취직을 위해서는 잡 마켓 근처로 가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뉴욕과 시카고 중에는 생활비가 조금 싼 시카고가 낫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취직에 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시카고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문에서 시카고 남쪽 지역은 많이 낙후되어 있고 위험하다는 것 정도 알 수 있었고, 대한항공의 광고를 통해서 바람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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