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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honest + straightforward = rude

오늘 친구가 그랬는데 저 좋은 두 단어를 합치면 rude가 된단다. 듣고나서 한참을 웃었다. 그래서 한국에 사는 친구에게 말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번역이 쉽지 않다. 굳이 해보자면, '정직하고 직선적인' 이렇게 될까.


20대를 온갖 삽질로 보낸 후 30대에 들어서기까지,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참 다양하더라. 좋은 사람, 병신, 미친놈, 사기꾼 다 있고. 그래서 별의 별 일을 다 겪었다. 내 나이가 되면 대충 다 그렇게 느끼겠지만, 그래도 남들하고 비교해보면 내가 좀 더 이상한 걸, 안겪어도 될 일을, 많이 겪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 경험, 거기에 따른 생각이 쌓이면서 내 태도도 결정되어 가는 것 같다. 나는, 내가 겪은 온갖 황당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선의로 대하고 싶다. 사람을 볼 때 어떻게 이익을 더 뽑아내볼까 생각하기보단, 인간으로써의 도리를 다하고 나라는 사람을 아는 것이 그 사람에게 플러스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태도 때문에 사람을 너무 쉽게 믿었고, 일이 망해가는 상황에서도 그 사람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가 나만 좆된 일도 물론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인간으로써의 '선의'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이 홍익인간 아니던가. 얼마나 아름다운 말이냐 홍익인간.


머 그래도 이제 경험이 쌓이다보니 내가 그 사람을 선의로 대하는 것과는 별개로 믿어서는 안될 사람도 있더라.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하나 있다. 사실 내 친구가 한 말을 듣고 그 사람 생각이 났다. 그 사람은 '솔직함'의 뜻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의 '솔직함'은 '자기 욕망에 충실함' 혹은 '추잡스러움'인데 본인은 솔직한거라고 주장하더라.


솔직함은 좋은 것이지만, 자기 욕망에 솔직한 것은 별로 미덕이라 보기 어렵다. 솔직함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선의를 바탕에 깔고 있다. 자기 이익을 챙기는 걸 꺼리낌없이 하는 게 선의를 본바탕에 깔고 있는 행동이라 볼 수는 없다. 그것은 솔직함이 아니라 추잡함이다. 가식이 없는게 아니라 기본적인 도의를 다하지 않는 것이다.


약간 빗나간 논의일 수는 있지만,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 뭔 짓을 해도 뭐 어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법에 걸리는 행동을 해도 어떻게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나쁜 짓을 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더러운 새끼도 많다. 그런 사람들이 '나는 법을 잘 지키는 모범 시민이야'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법을 빠져나감'과 '인간됨됨이로써의 모범'을 착각 내지는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게 된다.


마찬가지다. 자기 욕망에 너무나 충실한 행동을 한 나머지, 법적으로 책임은 없더라도, 선의에 바탕을 두지 않은 행동을 했다면 그것은 칭찬받을 행동이 아니다. 솔직함 같이 아름다운 말로 포장될 게 아니다. 이게 다 인문학적인 소양이 부족해서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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