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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500k 벌면서 팍팍하게 살기

$500k라. 진짜 꿈같은 수입이다. 미국에서도 저정도 수입은 쉽지 않다. 한두해 전 KPMG의 수석 회계사가 저정도 번다고 밝혔고, 실리콘벨리의 IT 산업에서도 잘 받는 편에 속한다. 내가 가끔씩 보는 Bloomberg에서 저 수입을 버는데도 팍팍하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주인공들은 35살의 변호사 부부이고, 둘이 합쳐서 500k를 번단다. 그런데 1년을 살고나면 남는 돈이 겨우 $7,300이다. 칠만불도 아니고 어째 모은 돈이 칠천불 밖에 안되냐. 정말 놀랍다. 처음에는 도대체 얼마나 생각없이 써야 저리되나 싶었다. 그런데 자세히 따져보니 오히려 나름 알뜰하게 산다는 생각이 들더라.

여기 그 사람들이 공개한 예산이다. 여기에 내 생각을 좀 보태봤다. 내 생각이라고 해봐야 그냥 speculation이다. 그 사람들의 현실과 다를 수 있다.

401k Contribution Wife $18,000
401k Contribution Husband $18,000
401k Contribution을 둘 다 최대한 넣고 있다. 이건 수입이 이렇게 되지 않더라도 반드시 최대한으로 넣어야 된다. 제대로 하고 있군.

Childcare (Two Children) $42,000
애들이 아직 어린 모양이다. 애들을 daycare에 보낸 비용인 것 같다. 이정도면 그냥 적당히 싼 곳이지 않을까 싶네. 직장 근처에 엄청 좋다는 daycare에 보냈다면 $50,000을 쉽게 넘길거다.

Food for four (includes date nights every two weeks) $23,000
부부가 둘 다 일을 하다보니 이게 높게 나올 수 밖에 없다. 둘이서 점심만 사먹어도 최소 $6,000은 나온다. 게다가 외식도 자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줄일 수는 있겠지만, 이러는게 이해가 된다.

Mortgage (P&I) $60,000
Home Maintenance $5,000
Property Tax ($1,500,000 home) $20,000
Property Insurance $2,500
아마 애 둘이니까 3 bedroom condo나 town home에 사는 것 같다. 여기가 NYC라는 점을 보면, 비싼 집이 아니다. 모기지 내는 걸 보니 집값의 반을 down payment로 묻은 모양이다. 보통 사람들이 집값의 20%만 묻고 나머지를 모기지로 땡긴다는 점을 보면, 이 부부는 열심히 모아서, 가진 현금과 수입에 비해서 싼 집을 산거다. 금전적으로 좀 보수적인 사람들인 것 같다.

Three Vacation A Year $18,000
여름에는 바다로 가고, 겨울에는 스키, 봄에 애들 둘 데리고 스페인이라도 갔다 치면 저정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애 데리고 제대로 휴가는 안가봤는데, 애들이 있으면 전처럼 후진 호텔에서 잘 수는 없을 것 같다. 여유 있게 다녀온 건 맞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맘 놓고 쓴 건 아닐게다. 뭐 나도 작년에 한국 다녀오다가 $10,000 넘게 썼으니.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좀 줄일 여지는 있어 보인다.

Car Payment (BMW 5 Series, Toyota Land Cruiser) $9,600
아마도 BMW는 출퇴근용이고, Toyota는 애들이랑 마실용인 것 같다. 자동차 살 때 auto-loan을 땡겨 쓰는데, 차값의 30-40% 정도만 빚을 얻은 것 같다. 빚 지는걸 내켜하지 않는 모양이다. 금전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이 맞는 것 같다.

Life Insurance ($3 million term) $2,500
각자 3밀짜리 보험을 들었다고 해도 보험료가 좀 많다. 수입을 고려해보면 실제로는 3밀보다 높은 보험을 든 게 아닌가 싶다. 아니면 건강에 좀 문제가 있었던 사람일 수 있겠다.

Clothes for four people (no fancy bags, shoes, or threads) $9,500
변호사라 옷을 잘 차려입어야 해서 그런지 옷값이 참 많이 든다 싶네. 난 좀 이해가 안된다.

Charity (Feed The Children, College Alumni) $18,000
난 딱히 charity를 대단하게 하는 거 없다. 안입는 옷이나 기부하지. 솔직히 이해가 잘 안된다. 왜 이렇게 많이 기부를 하는지. 미국의 기부 문화를 내가 잘 몰라서 이럴 수 있다. 나중에 친구들한테 한번 물어봐야지.

뭐 이렇게 살펴봤다. 이 사람들이 나보다 여유 있게 사는 건 확실하다. 허나 수입만 들었을 때 막연히 떠오르는 부자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 지출을 줄일 여지는 있으나 대단한 사치를 부리는 건 안보인다. 본인들은 500k를 버는데 이상하게 팍팍하다고 느낄 것 같다.

내가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 가장 큰 지출을 따로 있다. 세금이다. $200k가 넘네. 수입의 40% 이상이 세금으로 나가버린다. 수입이 많기도 하지만, NYC가 세율이 높은 동네다. 이러니 월급이 아무리 많아도 생각처럼 돈이 안모이겠지.

또 하나 짚어야 할 게 있다. 애초에 부유한 집안 출신인가 하는 것이다. 이들은 학자금 대출 상환을 $32,000씩 하고 있네. 그냥 자기 힘으로 학교 다니고 돈벌어서 사는 부부라는 뜻이다. 아마 부잣집 출신이라면 학자금 대출도 없을 것이고 모기지도 안내도 될거다. 여윳돈이 $7,300에서 $99,300으로 늘어난다. 저걸 순전히 생활비로 돌린다면, 거 참 재밌게 살겠네. 이래서 부자로 살고 싶으면 그냥 부자로 태어나야 된다고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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