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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Blizzard와 Sub-zero

지난 목요일 밤부터 blizzard가 왔다. 8인치 정도의 적설량이 예상된다고 하대. 그래서 금요일날은 학교 문을 닫는다고 일찌감치 통보 받았다. 나도 급하게 snow blower를 점검했다. 올 겨울엔 한 번도 이 녀석을 쓸 일이 없었던 게다. 작년에도 몇 번 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오일 교체도 안 했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더라. 날씨가 점점 따뜻해 지더니 눈은 안 오고 비만 줄창 왔다.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낮이 되자 비로 바뀌었다. 예년 같았으면 낮에도 눈이었을텐데. 대충 눈만 치우면 운전하고 다니는 데에는 지장이 없겠더라. 하지만 눈을 반드시 치우긴 치워야 된다. 비에 젖은 눈을 그대로 두면 밤이 되어서 얼어버릴테고, 그래 되면 snow blower고 뭐고 다 소용 없다. 게다가 이번 blizzard에 이어서 강추위가 예고되어 있기 때문에 안 치우면 눈 대신 얼음을 치워야 된다.

옆집 아저씨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눈이 조금 잦아들자마자 열심히 눈을 치웠다. 비가 좀 많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진짜 날씨만 추웠어도 8인치를 훌쩍 넘기게 눈이 쌓였을 것 같더라. 그리고 첫째 아이는 playdate를 보냈다. 그리고 비는 눈으로 바뀌었다.

토요일 오전, 밤새 쌓인 눈을 또 치웠다. 이제 눈은 그쳤다. 날씨는 대충 화씨 15도 정도. 이 날은 첫째 아이를 생일 파티에 보냈다가 동네 눈썰매 명당에서 놀았다. 그 동안 눈이 쌓인 적이 없었는데다 내일부터는 밖에 다닐 수 없을 만큼 추울 예정이다 보니 동네 아이들이 다 나와 노는 듯 했다.

일요일 오전, 예정대로 sub-zero의 강추위가 왔다. 화씨로 0도면 섭씨로 -17도 아래다. 게다가 이건 화씨 0도 찔끔 아래가 아니라 화끈하게 -10도 이렇다. 날씨가 이 지경이 되면 집안 곳곳의 창문에 얼음이 얼기 시작한다. 잘 보이는 데는 찾아다니면서 물기도 닦는데 이 집에 창문이 한 두개도 아니고, 애들 비위 맞추랴 집안 일 하랴 뭐 안 된다. 첫째는 친구 집에 playdate를 보냈고, 둘째는 낮잠을 좀 자서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월요일이다. 공휴일이라고 또 애들 학교, 유치원 다 쉰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밖에 온도가 -13도. 섭씨로는 -25도다. 체감 온도는 -40에 가깝다. 이쯤 되면 섭씨나 화씨나 그게 그거다. 절대 밖에 나가서 놀면 안 된다. 아니 그럴 수도 없다. 오늘 하루를 진짜 뭘 하면서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 내일도 학교 쉰다는데, 진짜 뭘 해야 한 단 말인가. 돌아오는 일요일까지 날씨가 이모양이라는데 그 동안 학교는 얼마나 많이 쉴 것이며 애들은 얼마나 지겹다고 주리를 틀 것인가.

참 blizzard도 그렇고, 이 정도의 강추위도 매년 겪는 일인데, 그 때마다 애들을 데리고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참...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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