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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톰 크루즈 형님도 힘이 빠졌어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Mission Impossible Dead Reckoning Part 1 이게 4K Bluray로 나와 있는 걸 보고는 빌려왔다. 충분히 재미는 있는데 왜 이러나 싶은 부분은 좀 있었다.

뜬금 없이 능력자 소매치기 Grace가 등장해서 Ilsa Faust를 대체해버리더라. 아니 톰 크루즈 형님 입장에서는 처음 본 소매치기일 뿐인데, 걔를 어떻게 믿고 같이 일을 하냐. 얘랑 톰 형님이 수갑을 차고 자동차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솔직히 너무 억지스럽더라. 이걸 웃어주길 바라면서 넣은 건지 그냥 멋있게 봐주길 원한건지... 안 웃긴 농담을 하는 직장 상사를 보는 기분이랄까. 그냥 좀 자연스럽게 빡세고 멋진 장면을 연출하는 게 훨씬 이 시리즈의 정체성에도 어울릴텐데 말이다.

이놈의 소매치기를 crew에 집어넣고 싶어서 이러는 건가 하는 의심이 올라오는 가운데,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장면이 가브리엘과 일사의 격투 장면이었다. 시발 하필이면 쳐맞고 있는 그레이스를 구해주러 일사가 나타나서는, 장검을 들고는 근접 격투를 하더라고. 아니 니가 들고 있는 건 펜싱 할 때 쓰는 칼이라고. 당연히 나는 올림픽 때 펜싱 선수들이 하는 그걸 하겠거니 했는데 굳이 근접 격투하는 걸 보고 아니 저런 괜한 짓 시킨 걸 보니 얘를 여기서 정리하려나보다 싶었고 너무나 예상대로 흘러가는 걸 보니 어이가 없대. 그리고 당연한 듯이 crew에 들어오는 Grace. 어휴 진짜 실소가 나오더라.

아니 1+1이 2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일사를 그레이스가 대체한 것 밖에 안되잖아. 그런데 그레이스는 일사보다 여러 모로 못해 보이는 게 좀 화가 났다. 솔직히 미모도 한참 못하고. 첫 등장부터 눈에 힘 빡 주고 나타나는 게 마음에 안들었는데 진짜 어휴…. Grace 역을 맡은 배우가 제작사를 협박이라도 했나 싶을 정도다. 그리고 파리라고 동양 혼혈 같이 생긴 여자가 나오는데 무슨 전투광처럼 나오더라. 아니 그런 반 쯤 미친 애가 어떻게 남 밑에서 일하냐고. 또 그렇게 비쩍 마른 여자가 무슨 떡대 남자들을 격투로 순식간에 죽여버리는데서 또 어이가 없더라. 사실 여전사 이런 게 좀 마음에 안 들 때가 많다. 전혀 세 보이지 않는 애가 무슨 기술을 써서 제압하는 것도 아니고 대놓고 힘으로 부셔버리는 게 이상하잖아. 솔직히 이게 오락 영화다보니 뭔가 좀 보기 좋게, 그러니까 미녀 배우가 좀 특별한 걸로 제압하는 걸 보는 게 난 더 좋다.

여기까지 얘기하고보니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이 정말 명작이다. 뮬란이 나쁜 놈들을 때려잡긴 하는데, 본인 특기를 쓸 수 있는 상황으로 만들어가서 그리 된 것이지 그냥 대놓고 저 쎄보이는 놈보다 뮬란이 더 세다 이런 식으로 가진 않았거든. 어째 연출 수준이 20년도 넘은 만화보다 못하냐.

근데 이건 결국 쇼 비즈니스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걸 보여주는 게 이 영화의 미덕이어야 하는데… 굳이 일사 대신 그레이스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세상에 많은 모양이고 제작자는 단순히 시장의 요구를 반영했을 뿐일 수도 있다. 파리 같이 가느다란 팔다리로도 비현실적으로 센 여자를 보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나보지 뭐. 나는 이해가 안되지만. 헐리웃이 대놓고 대박을 노리면서 만든 영화에 이렇게 맘이 안 드는 구석이 많다니 내가 꼰대가 되고 있는 건가 아니면 단순히 영화를 못 만든 건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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