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가 아니라 ‘그래서’
한국에서 회사를 다닐 때 겪은 일이다. 한 달은 걸릴 일인데 며칠 만에 끝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난 그 지시를 전달하는 사람에게 그 결정이 잘못된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그 사람은, 실망스러운, 그러나 충분히 예상했던 대답을 들려줬다. “그래도 해라.”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사실 이런 지시가 하달되는 일은 왕왕 있어왔다. 그 때마다 난 최선을 다해서, 되든 안되든, 뭐든 했고 말이지. 그런데 그날 있었던 일이 유독 기억에 남은 이유는 이 사건으로 내 임계치를 넘겨버렸기 때문인 것 같다. 그때도, 있던 힘까지 다 빠져버릴 만큼 실망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뭔가를 하긴 했다. 허나 이해도 안되는 일, 아닌 줄 뻔히 아는 그 길을 억지로 가는 건 엄청난 스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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