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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Inception, Toy Story 3

오늘은 미국 온 이래로 가장 재밌는 날이었다. 바쁘기도 했고.

먼저 아침에 일어나 룸메와 자전거를 타고 Lincoln Park까지 달렸다. 그리고 괜찮은 브런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지. 비록 남자 둘이서 먹긴 했지만, 땀 흠뻑 흘리고 멋진 경치를 구경한 후에 먹는 점심은 언제나 즐겁다. 이 식당도 몇번을 가봤지만 매번 만족스럽고.

그리고 난 다운타운의 영화관으로 갔다. 원래 저녁 쯤 영화를 보지 않을까 했는데, 같이 간 애들이 표 하나 끊고 여러개 보려면 좀 일찍 가는게 좋지 않겠냐고 해서 급 변경했지.

우리의 첫번째 선택은 Inception이었다. 정말 굉장한 영화더군. 비록 내가 영어가 안돼서 다 알아듣기는 커녕 대충 반 쯤 알아먹고 나머지는 대충 눈치껏 분위기파악을 했는데도 amazing movie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정말 사람의 상상력이란. 아인슈타인이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라고 했다는데, 사람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하게 된 작품이다. 그런데 솔직히 언어의 장벽이 크긴 크네. 걔네들이 쏟아낸 단어 중에 반 정도만 들리는게 현실이다. 제대로 알아먹는 문장은 1/4가 안되지. 그러다보니 대사로 스토리 파악하는게 한계가 있다. 대사도 굉장히 정교하게 짜여져 있을텐데 그게 안들리니 뭐 그래도 굉장한 영화란 건 느낄 수 있었지만 이런 내가 참 한심하네.

그리고 우린 Toy Story 3로 갔다. 이것도 정말 대단한 영화더라. 정말 touching하고 amusing하기도 한 영화. 이 영화를 보고 하나의 "시기"가 끝나는 게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물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는 것, 정말 인생에 있어서 큰 터닝포인트였다. 그리고 대학졸업 후 뭘 하느냐가 정말 중요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정말 뼈아픈 일생일대의 실수를 했지. 정말 옆에서 어떤 사람이 조언을 해주느냐가 참 중요하다.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붙어서 조언해준다면 그런 미스를 안할 수 있었겠지. 불행히도 난 반대였지만. 그리고 지금 내게 있어서는 회사 관두고 미국 온 것도 큰 결심이었다. 제법 회사도 오래 다녔고, 터를 잘 잡고 있었으니까. 그 회사에 조인한 게 정말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랬는데,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인생에 있어서 확실한 한가지는 unpredictable하다는 것 뿐이다. 그런 면에서 하나의 시기가 끝나고 다음 스텝을 어떻게 밟느냐는 정말 중요하기도 하면서 흥미로운 일이다. Toy Story가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영화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의 시기가 끝나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정말 오래오래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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