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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Job Interview 후기

Job Interview와 함께 9월을 시작했다. 인터뷰를 본 회사는 시카고에 있는 작은 asset management firm이다. 그리고 포지션은 research.

아침 일찍 일어나 작년에 큰맘 먹고 산 정장을 갖춰입고 회사가 있는 CBOT 건물로 향했다. 어째 출근하는 사람들보다 내가 더 옷은 잘 차려입은 것 같아 보였다. 하긴 인터뷰 보는 사람이 말쑥하게 입고 가야지. 인터뷰가 아니라 정말 여기서 직장을 잡고 이 거리를 매일 아침 다닌다면 기분이 어떨까 상상하면서 버스에서 내렸다.

CBOT 건물 앞에는, 언제나처럼, 목에 단말기를 건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Security desk에서 내 운전면허증을 제시하고 허가를 받아서 들어갔다. Driver's license나 state id를 제시하라던데, 운전면허증 안땄으면 참 여러 군데서 불편할 뻔 했다.

예정보다 좀 일찍 그 회사에 도착했다. 20분 정도 일찍 갔는데, 정말 작은 회사였다. 그리고 인터뷰는 그다지 까다롭지 않았다. 난 파이낸스 분야로 어려운 질문들이 나오면 어떻게 해야하나 정말 걱정이 많았는데, 오히려 질문은 내 work experience에 집중되었다. 레쥬메에 뻥친 것 없으니 난 사실만 말하면 되는게 대부분이었다. 여기서 날 인터뷰 보라고 한 건 내 computer skill 때문이다. 좀 옛날에 사용되던 언어가 있는데 그걸 내가 할 줄 아는 바람에 부른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finance 쪽으로 내가 모르는 질문은 날아오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을 물어봤다면 몰라서 헤맸을텐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던 거지. 그리고 인터뷰는 40분 정도 진행됐다. 분위기 자체는 좋았다. research 포지션이지만 이것저것 다 알아서 해야되는데, computer skill 하나라도 확실하니까 그게 어필을 하는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워크퍼밋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끝이 났다. 외국인을 뽑으려는게 처음이라서 워크퍼밋 발급 프로세스에 대해서 잘 몰라서 조사해봐야 한다고 했다.

인터뷰 끝나고 난 학교의 Career Management Center로 갔다. 여기서 내 status를 part time으로 돌리고 fulltime 잡을 잡는 것에 대해서 물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이놈의 CMC가 별로 협조적이지 못하다. 학생을 무슨 애 취급을 하는데, 내가 직장경력이 1, 2년이 아닌데도 그런다. 뭔 말을 해도 말꼬리나 잡고 지가 하고 싶은 말만 하더라. 이래서야 정상적인 대화가 될 수가 있나. 결론적으로 내가 알아내고자 하는 건 답을 못들었다. 그냥 만약 된다면 job offer letter를 언제 받을 수 있는지만 자꾸 앵무새처럼 물어보길래 버럭 해버렸다. job offer letter를 받는게 중요한 event이긴 하지만, 받는 날짜에 따라서 많이 경우가 달라질 수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조사를 미리 하려고 했지만, 일단 job offer letter부터 받으란다.

뭔 일을 이렇게 하나 싶더라. 일을 하기 전에 앞으로 일어날 event를 예상하고 해야지 일단 저지르고 닥치면 그때 알아보자 뭐 이런 식의 말만 되풀이하더라. 그리고 아무리 지난 학기 때 세미나에 참석했었어도 그걸 어찌 머리에 다 외우고 있나. 그리고 내가 물어보려던 건 거기에도 없는거였는데 내 서툰 영어를 갖고 놀면서 삐딱하게 나오는게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역시 이래서 좋은 학교를 가야하나 싶더라. University of Chicago Booth라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아직 영어가 서툴다보니,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를 잘 못하겠다. 상대방이 나와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의지가 있는 경우엔 말이 잘 된다. 그런데 그 반대라면, 그닥 내 말을 듣고싶어 하지도 않고, 내가 얻고자하는 것을 줄 생각도 없다면 잘 안된다. 상대방은 무례하게 내 말이나 끊어먹고 말꼬리나 잡고 있다면 뭔 말을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감정도 격해져서 말이 잘 안된다. 이 사람이 학교 밖에서 나같은 사람 만나도 이렇게 나올까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성인끼리 얘길 하고 있는데 이런 수준의 대화나 한다는게 참... 성인이면 성인답게 서로를 존중할 줄을 알아야지.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런 워크퍼밋 절차 때문에 이번 잡은 놓칠 것 같다. 뭐 이건 잡서치를 하지 말라는 것하고 똑같은 수준이라서.. F1 학생은 공부만 하라는 건가. 내가 듣기로는 애들 취업률이 떨어져서 학교 랭킹이 떨어지고 있다던데, 애들 취업이 안될 수 밖에 없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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