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imple Life

아파트 새로 계약하면 해야 할 일들

유학생에게는 룸메 구하고 방 구하는게 학교에서 수강신청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아파트 새로 계약해서 이사하면 해야 할 일들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한번 나열해보기로 결심했다. 물론 아파트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이사 들어간 곳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1. 새 아파트 application
I-20 등을 제출하고 application을 하는 것을 말한다. application fee를 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다니는 학교 학생에게는 이게 면제되었는데 얘네들이 policy를 바꿨는지 룸메는 면제되고 나는 문다. 이놈의 아파트가 좀 별나다.

2. electricity account
동네마다 다른 모양이지만, 여긴 Comed라는 회사에서 계정을 터야된다. 작년엔 이 아파트와 몇블럭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계정을 열 수 있었는데 올해는 좀 달라진 것 같다. 자전거로도 제법 가야 하는 곳까지 가야 계정을 열 수 있었다. 그리고 원래 move in 한 다음에 계정을 열면 되었는데 또 정책이 바뀌어서 move in 승인 받기 전에 이 계정을 열고 리포팅해야 된다. 친구 하나는 작년에 move in 한 다음에도 전기서비스 계정을 열지 않고 버티다가 집에 전기가 끊겨서 냉장고에 넣어둔게 모두 맛이 가는 참사를 겪었다. 그런데 이게 꼭 손해는 아닌 것이 무려 6개월이나 공짜로 썼다고 한다. 평균 50불만 잡아도 300불 세이브 한건데 냉장고에 넣어둔게 300불어치가 될 리가 없으니까 남는 장사는 한거지. 하지만 이번에 우린 먼저 계정을 열어야 했기 때문에 공짜 전기를 쓸 수 있는 여지는 없다.

3. insurance fee
아파트에 불내고 등등 하면 돈 나오는 보험을 들어야 된다. 작년엔 아파트를 통해서 application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었는데 이번엔 따로 하란다. 따로 해서 그걸 리포팅해야 key를 받을 수 있다. 지난번엔 1년치 일시불로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엔 다달이 돈 빠지는 옵션으로 했다. time value of money를 배운 finance major가 일시불로 현금박치기를 할 수야 있나.

4. key 수령
application이 완료되고 모든 문서를 제출하고 나면 key를 받을 수 있다. 카드키 받고 메일박스, 아파트문 열쇠를 받는다. 사진을 찍어야 되는게 좀 특이하다면 특이한거지.

5. move in
이게 진짜 큰 일이다. 일단 freight elevator를 예약해야된다. 가끔 이거 안하고 무작정 이사하겠다는 꼴통들이 많은데 이번에도 그런 애들 도와주느라 고생 제법 했다. 아파트에다는 move in fee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사할 때 truck을 빌려야 하는데 보통 U-haul을 많이 쓴다. U-haul에다 짐 다 실어와서 loading dock에다 주차해놓고 freight elevator로 짐을 올리는 건데, 힘든 걸로 치자면 이만한 게 없다. 다행히 가용한 free labor force가 여럿이어서 이것 자체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한국식으로는 이거 끝나면 짜장이랑 탕수육 배달시켜서 먹어야 되는데 이동네는 뭐 그런 것도 없고 해서 영 분위기가 안난다.

6. internet & TV
아직 우린 인터넷이 없다. 급하면 학교나 아파트에 공짜 무선인터넷 되는 데 뛰어가서 하면 되지만, 불편하다. 그래서 지금은 메일만 가끔 확인해보는 수준이다. 일단 AT&T를 사용할 수 있는데, RCN이라는 케이블 TV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다. 내가 작년에 이용했던 promotional price는 더이상 없지만 룸메가 TV와 인터넷을 같이 하길 원해서 RCN을 사용할 것 같다. 오늘 신청했으니 내일엔 사람이 와서 설치해주겠지.

7. Gym 등록
아파트 안에 gym이 있는데 바코드를 열쇠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Gym에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바코드를 다시 발급받았다. 룸메는 처음이라서 gym에 가서 새로 등록을 해야된다. 웃기는 이유이긴 한데 gym에 등록해놓으면 운동 뿐만 아니라 깨끗한 수건이 없을 때 가서 샤워할 수 있어서 좋다.

8. 생필품 사기
샤워커튼, 치약, 샴푸 등등을 사야된다. 특히 샤워커튼 없으면 아예 샤워가 불가능할 정도니 리스트의 맨 위에 있는게 이거다. 작년에 쓰던 팬이 너무 낡아서 프라이팬도 종류별로 새로 살 생각이다. 그리고 이번 일요일날 가서 쌀도 사와야지.

대충 이러고나면 이제 집안 정리만 남는다. 할일이 참 많기도 하네. 이번 이사할 때엔 원래 3명이서 할 계획이었다. 3명만이 이사를 하는 것이 처음 계획이었는데 꼽사리로 3명이 더 꼈다. 어디든 개념없는 놈들이 꼭 있다. 자기가 스스로 할 생각은 안하고 누가 안하나, 누가 안해주나 보고 있다가 남한테 껴서 해달라고 우기는 거지. 이번에도 그랬다.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우리 3명이 처음 이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몇명이 더 끼고. 걔네들 중에는 freight elevator에 대한 개념도 없는 애들도 있었다. 그것 때문에 많이 짜증이 났는데 그래도 욕하면서 도와준 뭐 그런 거랄까. 근데 그렇게 개념없는 애들이 다른 일을 챙겨서 잘 하지도 않는다. 특히 어떤 애 하나는 우리가 트럭에 힘들게 싣고 오자 자기 물건만 챙기고는 아주 빨리 사라져버리더라. 한국에서 이런 일 있었다면 온갖 욕을 다 퍼부었을텐데 여기 와서 수준이하의 인간들을 많이 보다보니 좀 나도 너그러워졌다고 해야하나 기대하는 수준이 낮아졌다고 해야하나. 그나마 한국에서 내 주변 동료들이 참 수준이 있는 사람들이었구나 싶다.
반응형

'Simple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Pet Project  (2) 2010.09.01
Job application 떨어지기.  (2) 2010.08.28
Yellowstone에서 돌아옴  (2) 2010.08.23
Yellowstone 가는 길에 들린 Rapid City에서  (0) 2010.08.16
Inception, Toy Story 3  (2) 2010.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