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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예전에 자주 듣던 노래

내가 병역의 의무를 열심히 이행하고 있을 때였다. 대학 졸업 후 내 인생이 엉망진창이긴 하지만, 그때가 정서적으로 가장 엉망이 아니었나 싶네. 정말 좋아했던 사람의 결혼 소식을 듣고 정신을 못차리던 때였다. 그때 우연히, 뭐 우연히는 아니네 직접 사들었으니. 하여간 쿨의 "One Summer Drive"라는 노래를 들었다.

노래 자체도 상당히 잘 만든 가요지만 정작 난 가사가 크게 와닿았다. "네 모든 걸 다 잊고 나를 사랑할거야" 이 가사를 듣는 순간 눈이 번득 뜨이는 기분이었다. 20년을 넘게 살면서 나는 얼마나 나를 사랑하며 날 위해 살았나. 아무리 생각해도, 한 순간도 그러질 못했다는 걸 알았다. 항상 주변 사람들의 기대 혹은 만족을 위해서 날 사용하지 않았나...

나를 사랑한다면 나에게 뭘 해줘야 할까.. 아마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해본 것 같다. 그 노래를 듣고 이런 느낌을 처음으로 받았다고 해서 내가 하는 행동거지나 목표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왠지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지금도 그렇다. 원래의 나라면 이렇게 비싼 집을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를 위한다면, 나를 사랑한다면 그동안 고생한 내게 이렇게 깨끗한 집에 살 수 있게 해주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은 가구를 고르고 있다. 어차피 1~2년 임시로 사용할 것들이라 좋은 것을 사기가 좀 꺼려지는데, 그렇다고 해서 안좋은 걸 마냥 고르지도 않는다. 예전이라면 그냥 엉망인 것들이라도 돈을 아낀다고 했겠지만, 난 나에게 뭘 해주면서 살았는지 생각해보니 이제 그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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