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할만하네! 좀 자주 해야겠다.
어제는 완연한 봄날씨였다. 이런 날씨는 5월에나 볼 수 있지. 비록 풍랑 주의보가 뜨고 맞바람이 30마일짜리가 불어왔지만 얼마나 기다려온 날이냐. 난 망설임 없이 bike helmet을 집어들었다. 마누라는 말리더라. 아무리 바람 많이 부는 시카고라지만 이정도는 여기서도 센 편이니.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뭐 말이 되는 일만 하고 사나. 가끔은 좀 무모해도 해보는거지. 하다가 못하겠으면 그냥 버스에 자전거 싣고 가면 되니까 리스크도 없다.
현관을 나서는데 나도 모르게 ‘오늘은 또 기차에 얼마나 사람이 많을까?’ 생각하고 있더라. 오늘 자전거 타는 날이니 그런거 다 상관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 기분이 어찌나 상쾌하던지. 출퇴근 만원기차에 몸을 구겨넣는 일이 꽤나 스트레스였나보다. 더군다나 요즘 들어서 기차가 늦게 오거나 고장나는 일도 잦았으니.
안전하게 바이크 전용선으로만 달려서 회사에 도착했다. 기차 탔을 때와 시간도 비슷하게 걸리네. 게다가 빡세게 패달질을 했더니 몸이 풀려서 신진대사가 거의 만땅으로 차오른 것 같다. 의학적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침의 맹한 기분 없이 처음부터 머리가 잘 돌아가더라고. 덕분에 일도 더 잘 한 것 같다.
일하는 동안에도 퇴근 시간이 기다려지더라. 5시가 되자마자 칼같이 튀어나가서 자전거를 가지러 갔다. 미리 생각해둔 길로 가는데, 생각보다 차가 너무 막히더라고. 알고보니 시카고 도심의 핵심 도로 중 하나인 Wacker Driver를 경찰이 막고 있더라. 뭔 행사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바람에 차들이 밀려서 자전거 도로도 다 차지하고 난리도 아니었지. 게다가 이동네가 일방통행 도로가 많아서 출근할 때처럼 길이 동선이 깔끔하게 나오지는 않더라. 뭐 그래도 대충 기대한 시간 안에 집에 도착했다.
바지 대신 트레이닝복을 입고 탔으면 좀 더 편했을 것 같다. 다음에는 아디다스 삼선추리닝 바지를 입고 타봐야지. 요즘엔 일자로 떨어지는 추리닝 말고 발 쪽이 얇게 오므려드는 게 유행이던데, 자전거 타기엔 그런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새로 산다고 하면 마누라가 싫어하겠지. 이제 또 다음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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