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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뭔가 경제 구조가 바뀔 것 같긴 한데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혁신적이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부에 시선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 전에 나라의 부라고 하면 그냥 그 나라 왕실이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 같은 것이었지 그 나라의 보통 사람들이 밥을 먹는지 죽을 먹는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만큼 윗분들에게 보통 사람들이란 하찮은 것이었던 것이지. 사실 나는 지금도 큰 맥락에서는 윗분들은 민초들 인생이 어떻게 되건 큰 관심 없다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달러가 금에 묶여 있었다. 달러를 갖다주면 정해진 양 만큼의 금으로 바꿔주게 되어 있었다. 세상에 달러를 갖고 있는 모든 사람이 동시에 금으로 바꿔 달라고 할 리는 없으니 달러를 조금 더 많이 발행해도 크게 문제는 안 된다. 근데 달러를 너무 많이 발행해버렸고 미국은 그냥 에라 배.. 더보기
가라데 보이 우리 둘째가 어찌어찌하여 가라데를 다니게 되었다. 나는 태권도를 보내고 싶었는데 본인은 꼭 여길 가야 된다네. 가라데가 태권도보다 좀 프리미엄의 이미지가 있는지 훨씬 비싼데 아이가 고집을 피우니 뭐 어쩔 수가 있나. 그나마 뭐라도 해보겠다고 나선 게 이거 하나 뿐인데. 어쩌다가 ‘Karate Kid: Legends’ 이런 영화가 나온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성룡 형님도 나오시고. 평론가의 비평은 처참했지만 난 아들을 데리고 극장에 갔다. 얘가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게 가라데니까 관련된 걸 뭐라도 좀 해주고 싶었다. IMDB 평점 6점대 답더라. 야… 진짜 무슨… 클리셰만 이어 붙여도 영화가 만들어지는구나 싶대. 비평적으로는 미덕을 찾을 수 없겠더라. 하지만 우리 아이는 놀랍도록 집중해서 봤다. ‘도리를 .. 더보기
약간은 당황스런 후속작 내가 옛날에 학교 다닐 때 글레디에이터란 영화가 나왔다. 압도적인 영화였지. 그 해에 와호장룡도 나왔는데, 와호장룡은 그냥 새끼 호랑이/용이다라며 글레디에이터를 극찬하는 사람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었다. 후속편이 나왔길래 찾아서 봤지. 이 영화는 신 별로 끊어서 보면 괜찮다. 화면은 끝내주게 뽑아주고 그 안의 인물 묘사도 훌륭하다. 근데 시발 이걸 다 이어놓으니 전개가 너무나 당황스럽네. 그래도 이 영화의 미덕을 먼저 꼽아보면 악역이 없다는 게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우리가 현실에서 보면 그냥 나쁜 새끼가 있을 때도 있지만, 딱히 누가 착하고 나쁜 건 없는데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서 갈등이 생기는 일도 흔하잖아. 1편에서의 악역인 콤모두스는 그냥 나쁜 새끼였지. 근데 2편의 악당 포지션에는 전혀 다른 인물.. 더보기
학교 프로그램 이름으로 본 미국인들의 친절함(?) 미국인들이 겉으로는 참 나이스하다고 하지. 코치들도 보면 안 좋은 이야기는 절대 안 하고 다 잘 한다고만 하고 말이야. 어지간히 자세히 물어보지 않으면 진짜 사실이나 생각은 잘 털어놓지 않는다. 애들 다니는 학교 프로그램 이름도 좀 보면 이런 면이 있다. 킨더:알파벳 모르고 숫자 모르는 애들 모아서 따로 가르치는 반 이름이 “Rising Star”다. 이름만 보고 무슨 영재반인 줄 알았다. 한국이었으면 “보충반” 뭐 이런 식이지 않았을까? 1, 2학년:수학 잘 못하는 애들 보충하는 반 이름은 “Math Club”, 책 잘 못 읽는 애들 따로 가르치는 반 이름은 “Book Club”이다. 꼭 수학 잘 하고 책 좋아하는 애들 모여 있는 반 같다. 한국이었다면 꽤나 직설적인 이름이 붙었을 것 같은데 말이야. .. 더보기
토네이도 영화 둘 옛날에 얀 드봉 감독의 트위스터를 아주 재밌게 봤다. 지금은 뭐 명작 반열에 올라가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영화인데 이 속편이 작년에 나왔더라고. 언젠간 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작년이나 지금이나 극장을 다닐 형편은 못 되고, 이왕 빌려 보는 김에 원작까지 빌려서 두 편을 내리봤다. 1편은 명실상부한 최고의 재난 블록버스터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배우인 헬렌 헌트를 좋아하기도 해서 다시 봐도 재밌었다. 지루할 틈도 없이 매 1분 1분을 즐긴 드문 영화다. 그럼 2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내가 레스토랑 비즈니스에 대해서 좀 알게 된 게 있다. 우리가 훌륭한 셰프의 음식을 먹고 싶으면 고급 레스토랑에 간다. 헌데 그런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은 사실 셰프의 음식이라고 하기가 좀 어렵더라고. 레스토랑이 이미 메.. 더보기
권력 지향의 개체들 난 다른 사람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게 권력이라고 생각한다. 하기 싫어도 하게 만드는 것이지. 돈을 줘서 하게 하는 것과는 다르다. 돈이라는 매개체로 합의에 이르러서 행동하는 거니깐. 누군가는 폭력의 반대가 합의, 합의의 반대가 폭력이라고 했다. 그러니 권력이라는 건 어느 정도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살다보니 유독 이 권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말한 대로 움직이는 게 그렇게 뿌듯하고 재미가 있는 모양이더라고. 싫어하는 게 분명한 걸 시킬 수록 더 재미가 있는 모양이야. 그런데 난 그런 사람들을 한 번도 좋게 본 적이 없다. 아니 이 정도를 넘어서 저런 사람하고는 잘 지내본 역사가 없다. 거의 상극이지 뭐. 나는 나와 다른 사람이.. 더보기
인생의 반은 우연인 것 같다 현재 마누라가 우리 가족의 스포츠로 밀고 있는 건 테니스다. 시발 이거 존나 만만해 보였는데, 해보니까 그렇지가 않네. 우리 동네에서 애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건 야구하고 축구인데, 야구 배트로 공 맞추는 것보다야 테니스 라켓으로 공 때리는 게 쉽고, 감각이 둔한 발로 하는 것보다 손을 쓰는 게 쉬우니까 좀 뭐 수월하게 익힐 수 있는 운동이라고 짐작했던 게 사실이다. 뭐 하여간 그래서 온 가족이 테니스 레슨을 받고 있다. 그건 그렇고 우리 첫째가 킨더 시절에 친해진 쌍둥이들이 있는데, 그 쌍둥이의 내니가 있었다. 근데 그 내니는 근처 체육 센터의 농구 코치가 되었고, 그 바람에 쌍둥이들과 우리 아이가 다 같이 농구 강습을 받게 됐지. 킨더 때도 받고, 1학년 때도 또 받았다. 우리 아이가 너무나 그 코치를.. 더보기
트럼프 시대의 리쇼어링 미국이 그동안 하던 게, 무역 적자로 빠져나간 달러를 국채 팔아서 다시 갖고 오는 거다. 근데 국채가 예전처럼 안 팔리니 문제인 거지. 근데 달러 다시 들여오는 데에 꼭 국채 팔고 무역 흑자 내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 미국에 투자를 하게 만들면 된다. 다른 나라 사람이 다른 나라에서 $100불을 들고 와서 미국에 서버라도 하나 빌리면, 미국에 달러가 들어 온 거지. 그래서 리쇼어링 전략, 미국에서 투자해라, 다시 말해 공장을 지으라고 하는 게다. 관세를 높여서 무역 적자를 줄이고, 다른 나라에서 미국에다 공장을 짓게 만들어서 투자금을 갖고 오게 만들겠다는 거지. 이러면 나가는 달러 줄이고, 새로 달러를 유입시킬 수 있다. 미국에 물건은 팔고 싶은데 관세를 피하려면 사실 이 방법 밖에 없다.. 더보기
미키 17이 다 내려갔다 내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참 좋아하고 한국 영화 찾는 애들한테도 많이 추천한다. 그래서 이번 미키 17에도 기대가 컸다. 근데 이번 주말에 애들한테 보여줄 영화를 고르는데 미키 17이 벌써 다 내려갔더라. 이 정도면 미국에서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그럼 원작자가 그는 구린 영화를 만든 적이 없다고 단언한 봉준호가 왜 미국 관객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는지 나름대로 생각이 좀 있어서 적어보련다. 나는 봉준호의 첫 영화인 ‘플란다스의 개’도 여러 번 돌려봤을만큼 봉준호의 영화를 좋아한다. 뭐가 내게 그렇게 마음에 들었냐면 이건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그렇다. 봉준호 감독 영화의 중심 인물은 항상 그렇다. 대단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보기에는 모자란 사람들이다. .. 더보기
트럼프 관세 정책이 마냥 미친 짓은 아닐 것 아주 가끔 내가 경제학을 많이 아는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을 본다. 근데 아니올시다. 채권 이런거 맨날 하니까 미시 쪽은 좀 아는 게 있지만, 거시 쪽으로 가면 그저 CFA 시험 겨우 통과할 정도일 뿐이다. 그러니까 뭐 내 생각이라는 건 참고하면 절대 안되는 수준의 잡설이다. 그냥 20년 전에 제대로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랑 했던 얘기가 좀 떠올라서 끄적거려본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재정 적자, 무역 적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 그게 뭐 어제 오늘 일은 아니었지. 근데 이해가 안되는 거다. 그 사람도 나한테 한 얘기는 아니고 다른 경제학도하고 얘기 하는데 나는 옆에 그냥 있었을 뿐이었다. 잘 이해는 안 되었지만 그게 영원히 가능하지는 않을 거라는 데에는 어렴풋이 동의를 했다. 그래서 난 물었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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