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imple Life

토종 한국인 미국에서 직장 구하기

난 한국 깡촌에서 태어나 서울서 살다가 어찌어찌 미국까지 왔다. 영주권도 받았으니 사실상 이민 1세대가 될 것 같네. 미국 와서 알게 된 한국 사람은 몇명 안된다. 하지만 지인들 중에 미국에 온 사람들이 제법 많기도 하고, 나도 그동안 느낀 바가 있어서 어떻게 하면 토종 한국인이 미국에 직장을 구해 살 수 있는지를 좀 정리해보련다.

1. 미국에서 학교를 먼저 다니기
애석하게도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직장 잡기는 좀 어렵다. 미국 회사가 한국에 있는 사람이 뭔지 알고 많은 비용을 들여 채용하겠나. 비슷한 애들 미국에도 많이 있는데 말이야. 기본적으로 학교를 다녀야 기회가 열린다고 봐야겠다. 언어에 한계가 뚜렷한 토종 한국인으로써는 이공계가 유리하다.

2.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엔지니어인 B.
미국에도 알려진 사람이라는 사실은 이미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이동네 사람들과 글 한두개 주고 받지도 않고 알려질 수는 없으니. 게다가 이분은 내가 지금껏 만난 사람들 중 최고의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꼭 굉장히 유명한 사람은 아니라도, 온라인이든 아니든 그 바닥 사람들과 소통을 하며 자신을 알린 경우 인터뷰 기회가 생기는 것 같더라.

3. 본인을 추천해줄 지인이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경우
미국은 인재에 목마른 나라다. 어떤 면으로는 경쟁이 한국보다 훨씬 치열하다. 훌륭한 인재라면 기꺼이 한국에서 데려올 용의가 있는 회사들이 많다. 그래서 추천을 통해서 미국으로 건너와 일하는 사람들 얘기를 제법 들은 적 있다. 실제로 나도 실리콘벨리에서 일하는 미국인 친구에게 한국에 있는 예전 동료 이야기를 했더니 눈을 반짝이면서 그 사람 인터뷰 좀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더라. 그 동료가 원했다면 분명히 인터뷰를 볼 수 있었을 것이고 채용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4. 미국 회사의 지사에서 근무하다가 본사로 옮겨온 A.
이건 그냥 이런 사람도 있더라는 점에서 언급해본다. 이렇게 옮겨와서 다른 현지 회사로 직장을 바꾸는 사람을 한번 본 적이 있다. 여기서 결혼도 했으니 영주권 문제도 해결이 됐겠지.

이 중에 내가 추천할 방법은, 당연히 1번. 나머지는 해당하는 사람도 많이 없거니와 운빨에 너무 좌우되는지라 그나마 뭐라도 해볼 게 있는 1번을 추천한다. 허나 이 역시도 random factor가 너무나 많다. 내가 직장을 구했던 시절은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에 허덕이고 있었다. 대신 채용만 되면 비자 쿼터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헌데 지금은 사정이 반대다. 직장은 잡았는데, H1B 추첨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더라고. 좋은 학교 나와서 직장도 잘 구했는데 비자 추첨에서 떨어져서 전쟁통인 고국으로 쫓겨가는 사람도 봤는데… 참 만감이 교차하더라.

반응형

'Simple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 시절의 억울한 기억 하나  (0) 2016.09.13
자전거 탈 때는 항상 차조심  (0) 2016.08.30
저녁이 있는 미국 생활  (0) 2016.08.24
개고기의 미래  (0) 2016.08.07
신입사원들을 위한 조언  (0) 2016.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