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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코로나 아포칼립스

여러 의미로 폭풍 같은 한 주가 지나갔다. 태어난지 3년도 안된 애기들 둘을 데리고 재택근무 하는게 쉽지 않네. 금융시장도 유례없이 혼란스러웠고 애도 아팠고. 정말 어려운 한 주였다.

친구 말대로, 내가 컴퓨터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는게 너무나 다행이다. 벌써 시카고 지역의 트레이딩 펌도 몇개 망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요 근래에 직업을 잃었다. 내가 직접 아는 사람들 중에는 없어 보이는데 그 친구는 아는 것 같았다. 하지만 효율성이 바닥을 치다보니 보스가 인내심을 잃어가는 것 같다. 내 사정이야 다 알지만, 그래도 당장 일이 진행이 안되니 뭐.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게 참. 상황이 이러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지난주 동안 밖에 딱 두번 나갔다. 한번은 장보러 나갔고 다른 한번은 동네 공원에 뛰러 갔다. 이미 미시건호 주변은 다 봉쇄됐는데 내가 가는 곳은 아직 열려 있다. 워낙 이른 새벽이라 나 말고 몇명 안보였다. 매일 짐에서 뛰다보니 마땅한 상의가 없어서 새로 하나 주문했다. 그렇게 땀을 흘리니 좀 스트레스가 풀렸다. 매일 나가고 싶은데 날씨가 도와주질 않네.

지난주에 주식도 좀 샀다. 바닥 찍고 이틀 정도 오르길래 small cap growth 인덱스에 돈을 좀 넣었다. 월말에 자동 투자도 그걸로 돌려놨고, 401K도 모두 S&P500에서 여기로 옮겼다. 그런데 내가 매수를 한 시점부터 친구 하나는 매수 중지를 하더라. 나보다 훨씬 능력 있고 투자에 대한 지식도 많은 사람이다. 최저점에 주워담더니, 나는 긴가민가 했는데, 반등을 하니까 관망으로 돌아섰다. 실물경기와 주식시장이 언제까지나 유리되어 있을 수 없다는게 그 이유다. 나도 동의한다. 단기적으로는 바닥을 찍었지만 앞으로 멀리 보면 어찌될지 모른다. 그래서 앞으로 천천히 분산 투자를 할 계획이다. 내가 매수하는 날에 자기도 따라하겠다는 친구에게도 이렇게 말했다.
“Don’t buy it all at once. It’s going to be a bumpy ride.”

여러 투자은행 등에서 2분기 경제 지표 예상을 내놨다. 대충 다 널을 뛰는데 분기 GDP 성장률 -25% 정도는 각오해야겠더라. 이 초유의 사태 앞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내가 아이를 보내는 데이케어도 그런 곳 중 하나다. 등록금 갖고 학부모들과 분쟁이 있는 모양이다. 양쪽의 입장이 다 이해가 되는게 안타깝다. 학부모 handbook에 이런 사태가 기술되어 있을 리 없으니 말이다. 돈이 한두푼도 아니고. 곳곳에 이런 분쟁이 있을테니 변호사들이 좀 바빠지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모두 방콕하는 상황에서 명백하게 이득을 볼 넷플릭스처럼 말이다.

이 어려운 상황이 어서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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