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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소소한 일상

1. 요즘 아침마다 맥도널드를 먹었더니 살이 엄청 쪘다. 운동을 하는데도 이렇게 살이 찌는구나. 운동을 더 하거나 맥도널드를 끊거나 둘 중에 하나를 해야 할 듯. 사실 그동안 척 봐도 몸에 안좋아보이는 음식을 계속 먹는게 좀 그렇긴 했다. 아침마다 붐비는 맥도널드. 맥도널드 사용빈도와 소득, 학력 간의 회기분석을 해보면 재밌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2. 취업하기가 정말 어렵다. 레쥬메 고치고, 커버레터 고치고, 일어나자마자 취업 관련 사이트 서핑하는 생활이 벌써 지겨워졌는데, 이짓 1년동안 계속 해야겠지. 이번에 졸업하시는 한국분 중에 나랑 경력이 비슷한 분이 계시는데 결국 취업을 접고 한국에 돌아가신댄다. 학부도 미국에서 나오셨고 영어도 참 잘하시는데, 그 많은 인터뷰를 보시고도 하나가 안되네. 심지어 나보다 늦은 나이에, 결혼도 하신 상태로 나오셔서 정말 잘 되길 빌었는데 말이야. 당장 나하고 비슷한 경력에 비슷한 포지션을 노리시는 분이 취업이 안되었다는 것이 나에게도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곧 그분 farewell party가 있겠군. 다른 party처럼 즐거운 분위기는 아니겠구나. 슬프다.

3. 그러고보니 1년 전 내 farewell party가 생각난다. 그럭저럭 회사에서 인정는다는 사람이 갑자기 유학간다고 선언했으니.. 정말 좋았던 것은 30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환송회를 해줬고, 실장님은 그 비용을 판공비로 결제해주셨다. 그것 말고도 환송회가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거기 나온 사람들의 표정이랄까. 내가 top 스쿨로 가지 않는다는 걸 말했을 때 사람들 표정이란 음.. 실제로 약간 부럽긴 한데...그래봐야 잘 안될것이다...라는 기대 반 질투 반 그랬던 것 같다. 자기들이 손에 쥔걸 놓지 못하는 현실이 맘에 들진 않지만, 막상 그러고 있는 내가 잘 될 것 같지도 않은 데서 느끼는 안도감이랄까. 인생 참 재밌지. 내가 원래 목표로 했던 학교에 간다고 했으면 또 달랐을거야. 하지만 진심으로 내가 잘한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 때는 몰랐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 알 수가 있지. 내 친구중에 하나는 사표를 제출하고 계획을 말했더니 사람들 표정이 "Revolutionary Road"에서 디카프리오가 파리로 이사간다고 말했을 때 바로 그 표정이더란다.

4. 시카고 날씨가 좀 이상하다. 요며칠동안 새벽만 되면 미친듯이 비가 쏟아지고 낮엔 엄청 덥다. 날씨 자주 바뀌는 거야 바람이 워낙 세게 부니 그러려니 하는데... 어제는 변덕스런 날씨 덕에 "비오는 날 선글라스 끼고 자전거 타는 동양인"이 되어버렸다.

5. 미국 취업이 쉽지 않다는 건 알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느낄 열패감까지 예상하진 못했다. 하지만 잡 오퍼를 못받은 건 아니다. 문제는 죄다 한국에서 온 것이고, 금융산업 관련 포지션도 아니란 거지. 이 헌터분들은 내가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걸 모르신거다. 그냥 내가 하던 일, 그 업계에서 그 일 계속 하는 줄 알고 연락이 온거지. 이건 뭐 옵션도 뭐도 아니다.

6. 한국에는 링크나우라는 인맥 연결 사이트가 있다. 지난 학기에 교수가 linkedin이라는 서비스를 소개해줬는데, 난 친구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 여기 간간히 잡 포스팅도 올라오고 해서 프로필도 채우고 구경도 좀 다녀봤다. 그런데 링크나우와 너무 비슷하다. 심지어는 아이콘 모양, 화면배색까지도 비슷하네. 혹시 얘네들이 판권 들여다가 똑같은 서비스 한글판으로 만든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7. American Psyco를 봤다. 현대인을 정말 잘 표현한 수작이더군. 처음에 영어로 봤다가 이해가 안되서, 물론 잘 안들리는 것도 문제였지만, 다시 한글 자막으로 봤다. 그러니 이해가 잘 되네. 예를 들면 이런거다. 한국어로 볼 때는 주인공이 농담을 주고받으면 농담으로 이해하고, 시덥지 않은 소릴 하면 그런 줄 알고 넘긴다. 그런데 영어로 들으면 "뭐지? 갑자기 이 이야기가 여기서 왜 나와? 내가 앞에서 뭘 놓친건가?" 이러면서 죄책감에 사로잡히고 뒤를 다 놓친다. 단지 영어 단어만 귀에 들려서 해결된 문제가 아닌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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