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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인생을 쓰레기통에 버리기

사람은 profit maximiser가 아니라 utility maximiser라고 주장하던 친구가 곧 결혼을 한댄다. 그날 그의 주장 하나 하나에 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게 인생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행복이라... 행복감은 사람의 뇌에 분비되는 호르몬의 양에 따라 결정되고, 그것은 타고난 유전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데, 그건 사람이 뭐 어쩔 수 없는 것 같으니 접아두자.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만 보자면,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물론 난 환경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어른들로 둘러싸인 데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는 행복할 가능성이 크다. 어린 시절의 내가 바로 그러했고 난 이걸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비슷한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라도 모두 다 행복한 건 아니다. 행복하기 위한 외적 조건이 갖춰줘 있는데도 자기 인생을 쓰레기통에 쳐박는 사람도 있더라.

내가 무엇을 하든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두가지가 있다.
1. 현재 상태 파악하고
2.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떨어져 있는지를 막론하고 항상 여기서부터 출발을 한다. 문제를 해결하든 도망을 가든 이 두가지를 하지 않고서 제대로 된 결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사람은 이 두 가지 모두 안 한다. 본인의 환상 안에서만 머물러 있으려고 하고, 다른 사람이 몸을 움직여서 본인의 입맛에 맞게 뭘 물어다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면 아무것도 되지 않을 뿐더러 주변 사람들만 구렁텅이로 끌고 들어갈 뿐이다. 주변 사람 모두를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애꿎은 사람 하나는 무조건 지옥으로 떨어뜨린다. 주변에 그럴 사람 하나 남아있지 않으면 본인이 지옥으로 걸어가겠지. 그 때 후회해봐야 소용없을텐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우스운 일인데, 본인은 스스로를 똑똑하고 인간성도 착하다고 생각한다. 뭐 내가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지만 그렇다고 치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이 그닥 훌륭한 인생을 살고 있지 못하단 말이야. 뭘 이루기는 커녕 사고나 치고 인간적으로도 좋게 봐줄 수 없는 짓도 많이 하고 말이야. 그럼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본인이 그냥 그런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본인이 현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엉뚱한 소릴 답이랍시고 내놓는다. 내가 이러고 있는 것은 다른 사람 탓이다. 본인의 환상과 현실의 거리만큼 주변의 누군가가 나쁜 새끼인 탓이란다.

뭐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실제 그 사람이 나쁜 새끼가 맞다고 치자. 그냥 개새끼라고 욕만 하고 있으면 달라지는 건 없다. 그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단 말이다. 남을 내 뜻대로 움직이는 건 쉽지 않다. 대단한 힘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걸 우리는 권력이라고 한다. 권력 같은 게 있을 리 없으니 그 씹새끼를 내 입맛에 맞게 움직이는 건 당연히 안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움직여야 한다. 그 씨발놈이 직장상사라면 회사를 옮기면 되겠고, 부하직원이라면 다른 부서로 보내버릴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본인이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 그런데 또 본인이 뭘 하는 건 안한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그 짐승 새끼가 만든 것이기 때문에 내가 움직이는 게 옳지 못하단다. 그러면서 본인은 계속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이 상황을 어찌할 수가 없단다. 그래 뭐 그 나쁜 새끼가 본인에게 똥을 튀기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쳐주자. 그래도 남은 문제가 있다. 그 문제 해결은 본인이 해야 된다는 거다.

결자해지. 말 좋지. 그런데 구경하기는 쉽지 않다. 책임 소재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해결을 강제할 수 있는 회사 같은 조직에서나 되지 다른 데서는 거의 볼 수 없다. 나도 내게 똥 튀겨놓고 튄 새끼 여러번 봤다. 그 뒷처리 내가 했다. 그리고 나도 지금까지 내가 만든 모든 문제를 다 내가 해결했냐면, 기억은 잘 안나지만 아마 그렇지 않을거다. 또 본인도 나한테 튀긴 똥 치워준 적 없으면서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실제로 문제를 남이 만든 게 맞다고 하더라도 해결은 결국 본인 몫이라는 거다. 본인이 해결해놓고 그 보상을 나중에 강제할 수 있으면 하는거지. 난 뜬구름 잡는 성인군자 소리 하는 사람 별로 안좋아하는 게, 그걸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탓만 하면 뭐가 된다고? 되긴 뭐가 되냐? 내가 보기엔 그게 남 탓도 아닌데.

그 사람 말이 다 맞다고 맞다고 해주더라도, 결국에는 본인이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아무리 주변 사람 하나 잡아서 씹새끼라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녀도, 거기 낚인 사람이 같이 그 악마를 욕해주고 증오해준다 하더라도, 바뀌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일단 행동을 해야 한다. 본인 스스로 말이다. 사실 나는 현실 인식이 삐뚤어진 것이 근본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방구석에 앉아서 남 탓만 하고 있는다고 제정신이 들지는 않는다. 행동해야 한다. 현실에 발을 담가보고 스스로 일어서야 정신을 차리든지 말든지 하는거다. 이걸 안하려고 하니까 애꿎은 주변 사람만 괴롭히고, 본인도 불행한거다. 그러면서 본인이 불행한 인생을 사는게 또 남 탓이고 말이지. 남 탓 할 것 없다. 본인이 불행한 인생을 사는 것은 사실이고, 내가 보기엔 좀 불쌍하기도 한데, 다른 사람도 아닌 본인 탓이다.

비단 그 사람 뿐만 아니라 방구석에서 좆도 안하는 새끼들이 얘기 들어보면 지가 세상에서 젤 고난을 겪으면서 사는 줄 안다. 병신들이다. 나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정보는 대충 다 여흥이라고 생각한다. 여흥만 하고 있으면 인생이 달라지나? 누군가 본인의 현실을 감당해주고 있다는 건데 이걸 알만한 수준도 못되면서 무슨 본인을 고급 인력으로 자처하는지. 이래서 사람은 본인의 현실을 본인이 감당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 같다. 부잣집 출신 친구도 어릴 때 Panera Bread에서 알바했다는데 이런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 진짜 커피숍 알바라도 하는 게 낫지 뜸구름 자는 소리나 하는 데, 종교 단체라든가, 빠져 살면 현실감각 차리기 쉽디 않아 보인다.

맨날 남 탓만 하지 마라. 들어주는 사람은 한 두번이다. 본인이 어떤 행동을 해야 행복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직접 움직여라. 이렇게 얘길 해줬는데 과연 이대로 할까? 뭐 내가 몇 마디 해줬다고 그럴 사람이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겠지? 그냥 본인 환상에 맞장구나 쳐주는 독같은 사람들 찾아가서 남 탓이나 실컷 하고 있겠지. 참... 인생 좆같이 사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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