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도 더 된 일이다. 뒷마당에서 어슬렁거리는 토끼가 더이상 예뻐 보이지 않는다는 친구의 푸념을 들은 것이 말이다. 난 자세히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저 마당에 귀찮은 짓을 좀 한다고 들었지. 이제 내가 관리하는 뒷마당이 생기니, 다람쥐가 귀여워보이지 않는다.
마당에 듬성듬성 잔디를 누가 파헤집어놨길래 이게 뭐냐고 친구한테 물어봤다. 토끼라더라. 여기 토끼가 오는 걸 본 적은 없는데 하면서 의아해하고 있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서 진범을 알 수 있었는데 다람쥐더라. 아 너네 집엔 토끼가 저 짓을 했구나. 무슨 두더쥐도 아니고 다람쥐가 이렇게 땅을 파는지 처음 알았다.
자세히 둘러보니 잔디 뿐만이 아니었다. 곳곳에 멀칭해놓은 화단에도 구멍을 파놨더라. 멀칭해놓은 게 지저분하게 다 흩어져 있고 말이지. 그 구멍에다가는 밤이나 도토리 같은 것들을 숨겨놨더라. 얘네들이 신기한 게 길가에는 안하고 꼭 뒷마당이랑 옆집하고 붙은 데에만 이 난장을 벌여놨네. 집을 평소에 비워둬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것들이 뭐 완전 즈그 집으로 알고 있는 모양이다. 이거 slwo blower 찾아볼 게 아니라 야외용 빗자루나 leaf blower 먼저 사게 생겼다.
어휴 빗자루 정도로 끝나면 다행이게. 지금까지 산 것만 해도, 원예용 가위 둘, 톱, fertilizer spreader cart, hedge trimmer 여기에다 마누라는 한국산 호미까지 찾아서 카트에 넣어놨다. 여기에 snow blower는 사야할 것 같고, lawn mower도 사야되지 싶다. 어떤 알바하는 중학생을 구했는데 지난 주말에는 아무 말도 없이 오지도 않고 연락도 안받더라. 결국 내가 해야할 것 같다. 진짜 잡일이 많아도 너무 많다!
안그래도 바쁜데 이놈의 토끼와 다람쥐들이 이 난리를 쳐 놨으니. 진짜 고양이를 한마리 키워야 하나... 고양이는 감당이 좀 어려울 것 같고 어디 집 앞 큰 나무에 독수리라도 하나 둥지를 틀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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