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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남자는 여자와 다르다

딸과 아들을 모두 키워보니 역시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갖고 노는 장난감도 다르고 하는 행동도 다르네. 나도 남자다보니 아무래도 둘째의 행동에서 느끼는 바가 많다. 남자 어린 아이는 남성성에 대한 강한 갈망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남성적인 매력, 그러니까 물리적 힘, 카리스마 같은 것들에 대한 강한 끌림을 느낀다. 대표적으로 제복 입은 군인이나 경찰만 보면 환장을 한다. 첫째 아이도 경찰 보면 좋아하긴 하지만 둘째는 그냥 좋다거나 신기하다는 정도가 아니다. 선망하는 게 느껴질 정도다.

슬슬 좋아하는 영화나 캐릭터 같은 게 생길 나이이기도 하지. 둘째는 스타워즈에 환장을 한다. 얘가 줄거리는 당연히 이해를 못 한다. 그냥 그 배경이나 캐릭터만 좋아한다. 커다란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장면이나 전투 장면이 나오면 눈을 떼지 못 한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다스 베이더’. 이유는 가장 강하기 때문이란다. 근데 내가 봐도 다스 베이더가 참 그 남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이긴 하다. 딱히 과시적인 몸짓 없이도 압도적인 강함이 느껴지지 않나.

이 바람에 나도 스타워즈 영화를 몇 개 봤다. 옛날에 다 본 것들인데 사실 나도 잘 기억이 안 나서 말이지. 다시 보니까 줄거리도 기억 나고 옛 생각도 나더라. 내가 끽해야 초등학교 1, 2 학년 때였던 것 같다. 다스 베이더가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I am your father.”라고 하는 장면을 본 것이 말이다.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 내가 줄거리를 이해했을 리는 없다. 그런 꼬꼬마에게도 충격을 안겨줄만큼의 연출이었던 것이지. 다시 봐도 대단한 장면이고 영화더라.

그럼 이 남성성을 갈망하는 아이에게 뭘 해줘야 하느냐? 욕구를 채워줘야지. 남자 아이든 여자 아이든 어른이든 간에 뭔가에 대한 갈증이 있을 때 그걸 어떻게든, 건전한 방법으로, 풀어야 탈이 안 난다. 그래서 나 같은 남자들은 스포츠 경기를 보고 게임도 뛰고 뭐 이런 거지. 우리 아들한테는 이번 할로윈 코스튬으로 군복을 코스트코에서 사줬고, 딸이 고른 코스튬은 천사, 어제도 스타워즈 놀이를 했다. 오늘은 라이트세이버 삼색 세트를 결제했다. 툭 하면 칼싸움을 하고 총을 쏴대는 통에 basement의 드라이월은 여기저기 뭐… 상태가 말이 아니다. 애들이 더 크면 여길 싹 정리하고 TV도 더 큰 걸 달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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