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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문재인 지지를 선언하는 새누리당 쪽(?) 사람들을 보며

선거 때 진보/보수로 나뉘어서 서로 지지선언을 하는 것이야 별로 특별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김영삼의 아들인 김현철이 문재인 지지를 선언했다. 이걸 보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


김영삼은 김현철에게 한나라당 공천을 얻어다 주고 싶어했다. 결국 공천을 못받으니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이라는 자리라도 얻어줬다. 한나라당이야 두말할 것 없이 기득권 세력들의 지원을 받고 그들을 대변하는 당이 아닌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많은 사람이 같은 편이라는게 얼마나 좋은 점인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이번 대선에서 그들이 이기면 좋은 거야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지게 되더라도 딱히 밥 굶는 일은 안생긴다. 게다가 자기가 몸담고 있는 쪽의 박근혜가 유리한 선거다.


물론 이런 사실을 김영삼 주변 사람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지지를 선언했다.


간단히 내린 결정은 아닐 것이다. 문재인 지지를 한다 하더라도 김현철이 문재인과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고, 그렇다고 박근혜 지지를 하지 않은 마당에 박근혜와 함께 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이렇게 자신의 입지를 애매하게 만드는 결정을 왜 했을까.


뭐 복잡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내 생각엔 그렇다. 당장 이익이 좀 되어도 밥 굶는게 아닌 이상, 진짜 싫은 짓은 또 못하는게 사람 아닌가.


김영삼이 그래도 대단한 민주화 투사였다. 장준하가 의문사한 시신으로 발견되고, 김대중이 납치되어서 죽을 뻔 하는 걸 보면서도 대놓고 싸웠다. 목숨 내놓고 싸운거나 다름 없다. 그만큼 박정희가 싫었던 것이고 그 딸이자 동조자이던 박근혜가 좋아보일래야 그럴 수가 없다.


나도 예전에 나한테 나쁜 짓 한 개새끼가 하나 있다. 그 새끼가 싫은 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 그 주변 사람들도 다 싫다. 나도 내가 이렇게 치사한 놈인지 몰랐는데, 그 사람들 중엔 내가 그전에 그래도 좀 괜찮은 사람 아닐까 이렇게 생각한 적도 있는 사람이 있다. 김영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무리 박근혜 지지하는게 이익이 되어도 목숨 내놓고 싸웠을만큼 싫어하는 놈 딸이라면 그러기 진짜 싫을거다.


이런걸 보면 사람이라는 동물이, 아무리 대단한 업적과 파란만장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생각보다 단순한 것 같다.


물론 내 생각과 다른 이유가 더 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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