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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변호인과 국제시장

작년인지 올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두 영화가 장안의 화제였다. 영화를 두고 이렇게 극렬한 대립이 일어난다는 자체가 한국 사회가 정상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 같다.

두 영화 모두 한국 사회의 과거 모습이다. 민주화를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해야했던 불행 한 역사도 우리의 모습이었고, 앞만 보고 열심히 일해서 이 정도의 번영을 성취한 것 역시 우리의 모습이었다. 이 두 영화는 그냥 우리 과거의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냥 이렇게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자기가 보고싶지 않은 모습을 드러냈다며 영화를, 혹은 거기 나온 배우를 폄훼하는 게 과연 정상적인 행동인지 묻고 싶다. 자기가 보고 싶은 모습만 보고 말해야 하나? 무슨 빨갱이도 아니고 이게 뭔가?

그런 식으로 과거를 부정한다고 해서 그게 없던 일이 되지 않는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그런 과정을 이미 거쳐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 두가지 모습 다 한국 사회의 일부이고 더러는 다시 돌아보며 상기할만한 일이다. 그럼 그걸 왜 포용하지 못하나?

난 두 영화 모두 보지 않았다. 영화 자체가 노골적인 프로파간다가 아닌 다음에야 이걸 두고 이렇게 지랄들을 하는 건 정상이 아닌 것 같다. 이걸 보면 아직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숙하지 못한 것 같다.

두 영화가 모두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게 흥미롭다. 대학생들이 데모를 하고 난무하는 최루가스하며, 토끼몰이하는 전경들. 이게 일상다반사였다. 한편으로는 어릴 때 돌아다니던 국제시장 골목골목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뭐 이런 게 다 우리가 겪어온 것들이다. 딱히 꼭 봐야 할 영화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약간 궁금하다. 과연 어떤 느낌일까. 우리가 살았던 시대, 너무나 가까이서 겪어오던 소재들이라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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