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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스티브 유(유승준) 때문에 주목 받은 미국 세법

최근 스티브 유가(스스로는 유승준이라고 하지만 현재 여권에 박힌 이름은 스티브 유일 터)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히면서 뜬금없이 미국 세법이 주목받았다. 대충, 새로 생긴 법 때문에 중국에서 모은 돈의 반 정도를 세금으로 내게 생겼다는 내용이었다. 뭐 그럴 수도 있는데 아닐 수도 있다.

몇해 전에 미국에서 이 법이 아주 큰 이슈였다. 얼마나 무섭냐. 그래서 나도 조금 공부를 해야 했고 대충은 알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사람은 FATCA, FBAR 이 두개로 검색을 해보시고, 대충 알고 싶으면 그냥 내 글을 읽으면 된다.

일단 이 법의 적용 범위부터 간다. 이 법은 미국 납세자에 해당된다. 이건 미국 시민권자 뿐 아니라 미국에서 돈버는 외국인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유학생으로 공부하다가 직장을 잡는 순간 납세자가 되면서 적용을 받는 법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알아둘 것은, 미국 납세자는 해외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신고하고 세금을 낼 의무가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스티브 유가 한국에 있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예금계좌를 갖고 있고 거기서 이자가 발생했다면 소득세를 내야 한다.

먼저 FBAR이라는 법이 옛날부터 있었다. 이 법은 미국 납세자가 해외에 금융자산을 둔 게 있으면 신고를 하라는 거다. 부동산 같은건 포함 안된다. 예금 같은거지. 만약 신고를 하지 않은 게 걸리면 대충 반 정도를 벌금으로 낸다. 스티브 유가 세금으로 반 내게 생겼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 같다. 옛날엔 자진 신고 기간 같은게 있어서 벌금 좀 적게 내는 방법도 있었는데, 뭐 오래전 일이다.

그런데 미국 국세청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스티브 유가 한국에 무슨 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지, 또 금액은 얼마인지 알아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미국에서 장사하는 것도 아닌데 미국 국세청이 무슨 수로 감독을 하겠나. 그래서 많은 미국 자산가들이 돈을 해외에 짱박아놓고 신고도 안했다. 당연히 거기서 발생하는 소득도 신고 안하고.

그렇게 평화롭게 살고 있던 사람들에게 미국 정부가 새 법을 내려줬다. FATCA가 그것이다. 이 법에서 주목할 것은 대충 10~20개 나라와 뭔 협정을 맺어서 미국 납세자의 금융계좌정보를 받아오기로 한 것이다. 한국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과 러시아까지 포함되어 있다. 소소한 액수는 안넘어오겠지. 하지만 돈 많은 사람들은 대충 다 걸린다고 봐야된다.

미국 국세청은 안방에 앉아서 미국 납세자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 짱박아둔 10억원의 존재를 알게되는거지. 여기다 FBAR을 들이밀면 내야 될 벌금이 5억원이다. 마찬가지로, 스티브 유가 중국 은행에 미신고된 자산을 쌓아뒀다면, 역시 벌금을 내야 되는 상황에 처한다.

그럼 국적을 포기하면 어떻게 될까? 미국 국적포기에 대해서는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어서 잘 모르는데, “국적포기세”라는 게 있다. 만약 미국 국세청이 해외자산에 대해서 인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많은 세금을 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아직 모르고 있다면 뭐 그냥 넘어가는거지.

스티브 유가 과연 FBAR을 피하기 위해서 한국국적을 회복하고 싶어할까? 내 생각엔 아닐 것 같다. 먼저 스티브 유가 신고를 성실히 해왔을 수가 있다. 그러면 벌금 낼 일이 없다. 벌금을 물 상황이라면 국적포기세도 상당히 클 것이다. 자세히는 나도 모르지만, 이미 중국내 미신고 금융자산이 있다면 파악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제대로 털릴 각오를 해야된다. 게다가 이 법은 금융자산에만 적용이 된다. 그래서 벌금을 피하고 싶으면, 이걸 부동산 같은 비금융자산에 짱박으면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스티브 유는 아직 젊다. FBAR로 털린 사람들을 보면 다들 해외에다 금융자산을 쌓아두고 거기서 나오는 소득을 탈루하는 갑부들이더라. 그런데 스티브유는 아직 갈길이 구만리인 젊은이다. 지금까지 번 돈보다 앞으로 벌 돈이 더 많을 것이다. 혹시 미신고된 금융자산이 있다면 벌금을 낼 수는 있겠지만, 그에게는 세계최강대국의 시민이라는 사실이 커리어에 도움이 되면 됐지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저기 비자 받기도 편할거고.

에휴 난 그보다. 유승준이라는 전도유망한 젊은이가 일생일대의 판단착오를 하는 찰나에 왜 옆에서 제대로 말해주는 놈이 없었을까 싶다. 그런 놈이 없었는지, 이용해먹을라는 놈들이 너무 많았는지. 하기사 다 유승준 옆에 붙어서 떨어지는 떡고물로 먹고 사는 놈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을테니. 본인도 제대로 판단하기에는 너무 어렸나. 기분이 씁쓸하다. 뭐 내가 그 사람 걱정해줄만큼 팔짜가 한가하진 않지만. 그러고보면 제대로 된 멘토를 가질 수 있다는 건 참 복이다 복이야. 멘토보다는 협잡꾼이 넘쳐나는게 진짜 세상이라는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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