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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첫째의 안경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대부분 내게 일어난 이은 내 책임이고, 내가 감당해야 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부터 조금 이게 달라졌다. 아이에게 생긴 일은 무엇이나 다 내 책임으로 느껴진다.

아이에게 뭔가 잘못된 게 있으면 그렇게 힘이 빠지고 내 자신이 insignificant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 내가 딱히 잘못한 게 없어도 그렇다. 그냥 내 탓인 것 같고, 내 책임인 것 같다. 뭐 사실 아이와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니 내 책임은 어느 정도 맞다. 그게 심각한 일이 아니어도 그렇다. 그냥 무슨 일이건 그렇게 느낀다.

첫째 아이의 한쪽 눈이 잘 안보이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난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애가 피곤해서 시력검사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을 거라 여겼다. 그런데 재검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줄이야. 겉으로는 아무런 티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유치원 선생님이 애가 다른 애들보다 좀 잘 넘어진다는 얘길 했을 때 의심해봤어야 했었는데 후회가 된다.

지금이라도 치료를 시작해서 다행이다. 이 나이부터 하면 대충 완치가 되는 모양이다. 많이 불편할텐데도 안경을 오래 끼고 있는 아이가 기특하다. 그래도 나처럼 평생 안경을 끼게 될까봐 걱정이 많이 된다. 제발 다음 진료 시간에 좀 차도가 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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