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Ariel 보고싶다고 노래를 불러사서 The Little Mermaid를 보여줬다. 디즈니에 있는 아티스트들은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이 어린 애들을 한시간 반 동안 꿈쩍도 안하게 만들 수가 있냐. 정말 대단하다. 애들만 그런 게 아니고, 아저씨가 된 내가 봐도 재밌더라. 대단한 걸작이다.
이 만화영화를 오랜만에 봤더니 예전에 봤던 인터뷰가 생각났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Ariel의 성우를 맡았던 Jodi Benson이다. 내가 기억을 정확하게 못 할 수도 있고, 내 영어의 한계 때문에 잘못 알아들은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대충 크게 틀리게 알고 있는 건 없지 싶다.
그녀는 원래 무대에 서는 배우였다. 어느 날 참여하고 있던 연극인지 뮤지컬인지가 엎어졌다. 뭐 대충 같이 다 일하던 사람들이 다 직업을 잃었다는 뜻인데, 거기에 참여중이던 Howard Ashman이 거기에 있던 배우들에게 인어공주의 성우 오디션를 보게 주선을 해줬단다. 인어공주의 제작진들이 Ariel의 목소리에 대해서 딱히 정해둔 바는 없었다고 한다. 그냥 자기들도 뭘 찾는지는 모르지만 들으면 이거다 할 것 같다 뭐 이런 식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설정상 무지막지하게 아름다운 목소리여만 했다. 거기에 Jodi Benson 이 사람이 발탁된다.
지금에야 디즈니는 대단한 스튜디오이고 절대 망할 수 없는 회사인데, 1980년대 후반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무도 기대하는 게 없는 한 물 간 스튜디오였다. 게다가 성우는 배우로써의 커리어가 망해갈 때 하는 거라서 디즈니 만화영화의 성우를 한다는 사실이 그녀 개인에게 자랑거리도 아니었단다. 그래서 주변에 딱히 알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영화가 완성되고 시사회가 열렸다. 본인은 어느 테이크를 가져다 썼는지 등등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완성된 영화를 봤고, Ariel이 본인이 연기한 캐릭터라는 사실도 잊을 정도로 재밌게 봤단다. 훌륭한 작품이라는 시그널이긴 한데, 이 때만 해도 그녀도 제작진들도 자기들이 얼마나 대단한 걸 만들어냈는지 몰랐단다.
얼마 뒤 그녀의 에이전트에게서 연락이 왔단다. 아마도 OST나 프로모션에 대한 것이었던 것 같다. 이 영화를 본 평론가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던 것이다. 그제서야 이 물건이 디즈니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작품임을 알았고 부랴부랴 추가 계약을 맺은 것이다. 그 뒷 일은 뭐 디즈니 르네상스를 열어젖힌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다.
Jodi Benson은 Howard Ashman이 자신을 발탁해준 데 대해서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작품 하나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하니 말이다. 나를 사람들에게 기억시키는 건 쉽지 않다. 한국에서 날 아는 사람들은... 솔직히 내 제품을 써 본 사람들 중에 나를 아는 사람이 있기나 하겠나. 뭐 몇 명은 있겠다. 하여간 자신의 연기가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캐릭터가 되었는데, 이게 아무나 해낼 수 있는 성취는 아니지. 근데 굳이 따지자면 둘이 윈-윈 관계가 된거지.
나도 뭔가 성취를 이루고 싶다. 회사 다니면서 돈 버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 대단한 일이긴 한데. 뭔가 그 이상의 것을 이뤄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흔적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란다. 아직 그럴 기회가 남아 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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