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옆 동네에 유서 깊은 10K 레이스가 있다. 언덕도 없는 동네고, 아주 아름다운 곳이라 꼭 여기 뛰어보고 싶었다. 일찌감치, 친구까지 꼬셔서, 등록을 했고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지. 그런데 마지막 주에 너무 바빠서 제대로 운동을 못 했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지난 기록을 깨보려고 했다.
결론적으로 못 깼다. 53:35에 끊었으니 지난 번 보다 딱 40초 느려졌다. 코스도 날씨도 더 좋았는데 왜 기록이 나빠졌을까? 무엇보다 신발 끈이 두 번이나 풀어졌다. 그리고 너무 천천히 뛰었다. 지난 번에는 막판에 퍼져갖고 힘들었기 때문에 나름 체력을 안배한다고 했다가 지나치게 쉽게 간 것이다. 뭐 근데 꾸준한 속도로 뛰긴 했더라. 계획대로 트레이닝을 했다면 내 페이스를 알아서 조절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래도 뭐 내 본업이 더 중요하니 어쩔 수 없지만. 10월에 있을 우리 동네 레이스에서 지난 기록을 깨보겠다고 다짐했다.
여기 레이스가 훨씬 인기가 있는데 와보니 이해가 가더라. 일단 코스가 좀 쉽다. 거기다 부유하고 아름다운 동네이다보니 분위기가 정말 밝다. 우리 동네는 언덕이 너무 많고 또 날씨도 좀 우중충해지는 10월에 열리다보니까 참가 인원이 1/3 수준 밖에 안 된다. 레이스에 참가하는 게, 동네 구경하는 아주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다음 주말에도 또 내가 가보고 싶은 동네에 레이스가 있는데, 아쉽게도 마누라가 주말 근무를 해야해서 어쩔 수가 없네.
10K 레이스에 이어서 5K 레이스가 열리는데, 두 탕 뛰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더라. 참 대단한 사람들이야. 나도 운동 좀 해서 그렇게 되도록 해봐야지. 그 정도가 되면 하프 마라톤이 멀어 보이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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