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물고기에 로망이 있어서 여유가 생기면 집에 열대어 수족관을 만들고 싶었다. 가장 키우고 싶은 건 Neon Tetra이고 또 무슨 물고기를 조합해볼까 뭐 이런 공상을 자주 했었지. 그런데 이 로망은 예기치 않게 실현이 됐다. 정확하게 실현된 건 아니고 뭐 좀 다운그레이드 버전으로 실현이 된 것인데, 우리 아이가 동네 축제 갔다가 금붕어 한 마리를 타 온 것이다. 뭐 어쩔 수 있나. 급하게 10 gallon짜리 어항을 마련해서 키웠지. 초보자들이 물고기 많이 죽인다고 하니까 그냥 예행연습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 물고기가 2년을 살아남았다. 그 동안 우리집에 왔다가 빨리 죽은 금붕어가 3마리가 더 있으니 이 개체가 특별히 튼튼한 것 같다. 그러니 앞으로도 오래 살아 남아 있을 거라고 보는게 합리적이다. 그리고 이제 물고기가 너무 커서 현재 수조는 너무 비좁아 보인다. 그래서 75 gallon 혹은 그 이상의 수조를 들여놔야할 처지였다.
아니 무슨 금붕어 한 마리 있는데 75 gallon 수조가 필요하냐… 뭐 나도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내 금붕어는, 금붕어 중에서도 가장 싼 종류인데, 헤엄도 잘 치고, 많이 먹고 많이 싸는 물고기라서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네. 게다가 매년 동네 축제에서 물고기를 나눠주니까 저기서 최소 한 두 마리는 더 생길 것 같다. 그래서 큰 수조를 사긴 사야 하는데, 솔직히 가격이 너무 부담되었다. 지금에야 IKEA 책장 위에 대충 얹어놨는데, 대형 수조는 전용 스텐드도 필요하고 여과기도 큰 게 필요하다. 품질이 좋아보이는 걸로 맞추면, 실제로 내가 아는 사람은 이렇게 했는데, $2,000이 훌쩍 넘는다. $25도 아니고, $0.25짜리 물고기를 위해서 이 큰 돈을 쓰는게 너무 밸런스가 안 맞아 보였다. 그래서 한 동안 중고 시장을 기웃거렸다.
만약 중고 시장에서 적당한 걸 찾으면 반 값 아래로 살 수 있다. 근데 적당한 게 너무 없네. 일단 수조라는 게 자주 바꿀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보니 3년 이하로 묵어 보이는 건 너무 드물었다. 거기다가 원하는 뽀대와 색상까지 추가하니 중고 시장에서는 답이 없더라. 그냥 대충 들여다 놔도 물고기야 살 수 있는데, 하필 수조의 위치가 우리집 대문을 열면 딱 바로 보이는 데라서 아내가 낡은 중고품 같은 것은 거부했다. 비록 돈이 제법 들더라도 말이다.
그리하여 수조 세트를 구매했다. Waterbox Aquarium이라는 데서. 마침 할인 이벤트를 하더라. 아니 그보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동네 축제도 얼마 안 남았고… 반드시 8월 중순 전에는 수조를 사야만 했다. 이렇게 $2,112.39라는 돈이 저 물고기에 들어갔다. 어휴… 저 수조에 금붕어 한 마리만 덜렁 넣어둘 수는 없으니 이런 저런 장식을 사야겠구나. 그러면 보기도 좋고 얘도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아내 말로는 딱 봐도 좋아 보이는 수조니까 나중에 열대어 키울 때 잘 어울리겠단다. 금붕어는 관리만 잘 하면 15년 20년도 산다는데, 진짜 열대어를 키우는 날이 오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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