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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그리스 국민들이라도 정신 차리길

그리스가 IMF로부터 빌린 돈을 갚아야 하는 deadline은 바로 오늘 6/30/2015. IMF는 그리스가 도저히 그 돈 갚을 능력이 없다는 걸 알고 동앗줄을 내려줬다. 그런데 그리스는 엉뚱하게도 그걸 잡을지 말지 국민투표로 결정하기로 했고 그 날짜는 5일 뒤인 7월 5일이다. 딴에는 이렇게 며칠 뒤로 잡아놓으면 그동안 시간을 벌어주거나 급전이라도 땡겨줄 줄 알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IMF께서는 "국물도 없다"라고 강하게 나와주셨고, 그리스는 "이왕 이리 된거 배째라" 이러고 있다. 당장 이날 돈을 못갚는다고 해도 부도(default)가 아닌 연체(delinquent)로 처리가 되기 때문에 국가부도사태는 아직 아니라는 계산도 있었겠지.


그리하여 지금 그리스는 은행도 문을 닫고, 주식거래소도 문을 닫았다. 그냥 금융시스템이 다 shutdown되었다고 보면 된다. 그리스 사람들은 ATM을 찾아다니며 돈을 뽑고, 상점에 길게 늘어서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한다. 참 나라 하나가 절딴나는 꼴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자니 평생에 다시 없을 구경거리다 싶기도 하네.


이게 회사에서도 큰 이슈였다. 점심시간에 만난 동료마다 다 그리스 이야기가 아주 꽃을 피웠다. 대충 다 강건너 불구경하며 "에라이 그리스 이 미친놈들" 이런 분위기였다. 그런데 내가 만약 그리스 사람이라도 별 수 없을 것이다. 최대한 내 저축 계좌에서 현금을 뽑으려고 할테고, 생필품을 사재기할테니 말이다. 그리스 사람들이 미친 것 같아도 그 사람들은 제대로 정신차리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거다. 참 역설적이게도 말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많이 불안할거다. 만약 정말 연체를 넘어 부도(한달도 안남았다) 상태로 치달으면 답은 간단하다. 연금도 제대로 못받고, 은행에 넣어둔 돈은 그냥 숫자일 뿐 사라져버린다. 돈을 줘야 할 은행이 망해서 없어지고, 그걸 보증해야 할 국가가 파산이 되는 사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로존에서 쫓겨나면 그리스 화폐를 사용해야 될텐데,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불보듯 뻔하다. 돈이 돈이 아닌게 될것이다. 이러니까 미리 사재기를 하는 것이고. 더 길게 설명할 것 없이 그냥 제대로 망한다.


부디 이 사람들이 이제라도 현실 감각을 되찾아서 국민투표에서 막나가는 총리를 막아줬으면 좋겠다. 내가 뭐 그리스 국채라도 들고 있어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그럴 돈도 없다. 이렇게 파국으로 치달으면 그리스 사람들의 삶이 그야말로 제대로 망가져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이라도 그리스 총리가 백기투항을 하는게 좋겠지만 그럴 리가 없겠지. 하려면 벌써 했어야 했다. 이미 국민투표를 부쳐놓은 상태이니. 어찌 되더라도 한동안은 대 혼란을 겪어야만 한다. 에휴 이 미련한 정치꾼들.. 호미로 막을 물 가래로도 못막는다더니. 한국 속담이라도 가르치면 좀 나을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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