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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You proved my point.

미국 와서 정착하려는 사람들에게 루저되는 express way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한국 드라마에 빠져 사는 것. 한국에서도 허구헌날 TV만 보면 루저되는데 여기에서야 두말할 필요가 있나. 미국 TV show도 아니고 한국껄 보는데 말이야. 한국 드라마의 폐해는 이루 말을 할 수가 없다.

 

마누라가 미국 와서 허구헌날 한국 드라마만 보고 있길래 정신 차리고 망할놈의 드라마 좀 그만 보라 그랬다. 이건 루저 되는 지름길이라고. 마누라는 내 말을 반박하려 했고 서로 언성이 높아지다 언어가 좀 거칠어졌다.

 

한국드라마 보는거 완전 쓰레기 짓이다. 어디 맨날 드라마나 쳐보는 인간들 중에 제대로 된 인간이 있더냐. 저능아가 TV에 빠져사는지 TV에 빠져 살아서 열화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은 드라마에 빠져 살지 않는다. 남자들 야동 보는거나 여자들 한국드라마 보는거나 다를 거 없다. 등등… 대충 이런 소리를 했고, 마누라도 지지 않고 덤볐다.

 

그런데 나도, 아내도 '한국드라마만 열라 쳐보는 저능아'나 '하루종일 드라마를 보지만 훌륭한 인간'을 모른다. 일단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저런 한량이 없다. 아내도 마찬가지고. 서로 그런 사람을 모르니 제대로 된 결론이 나지 않았고 흐지부지 되었다. 허나 한국 드라마를 과도하게 시청하는게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는 아내도 동의했고 좀 줄이기로 합의를 봤다. '모자란 놈이나 드라마에 빠져 산다'라는 명제에 대한 결론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은 채로 말이다.

 

세상 일은 때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얼마 전 한국에서 어떤 public figure 한분이 드라마광으로 떠오르셨다. 본인이 스스로 밝히지는 않았다. 허나 모든 정황은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안보는 드라마가 없다고도 하고. 그걸 암시하는 주변인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이분, 내가 보거나 들은 모든 사람들을 통틀어 가장 확실한 하드코어 한국 TV쇼 시청자이신 것이다.

 

덕분에 몇해 전 결론을 짓지 못했던 내 가설이 증명된 것 같다. 내 말이라면 빠득빠득 반박하려고 드는 마누라라도 이번만은 패배를 인정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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