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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한국의 농산물 가격 폭등이라

이번 학기에 듣는 과목 중에 가장 흥미로운 것은 commodity에 대한 것이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상품"인데 시카고가 예로부터 상품거래소로 유명했다. Chicago Mercentile Exchange가 세계 최대의 상품거래소지. 이게 흥미로운 이유는 다른 Finance 과목과 참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매일 계산기 끼고 살아야 하는 다른 과목과 달리 미국의 상품이 어떻게 운영되고 거래되는지 전반적으로 소개를 해주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못보던 큰 그림을 보는 느낌이다.

미국에도 농림수산부가 있는데, 이 조직의 목표가 농산물 가격을 낮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란다. 그러기 위해서 농산물 가격 조사는 물론, 얼마나 심어져 있는지, 진행상황은 어떤지 항상 확인한다. 옥수수라면, 사람을 미국 전역의 옥수수 농장으로 풀어서 옥수수가 잘 크고 있는지 등등을 보고 예상 수확시기와 수확량을 항상 업데이트한다. 그리고 이런 보고서도 발행하는데, 여기에 따라서 옥수수 선물가격이 요동을 친다. 나도 로이터에서 옥수수 수확량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뉴스를 보고 옥수수 선물을 샀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선물가가 또 바닥을 쳐서 손해를 엄청 봤지. 모의투자라 다행이긴 하다.

조금 더 배워보니 소, 닭, 돼지도 마찬가지더라. Head 수를 조사하고, 가축들을 나이별로 분류해서 언제 얼마나 출하될지 예상하는 것이지. 물론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공급"이라는 요인에 대해서는 이정도로 세밀하게 관리를 한다. 아마도 다른 요인에 있어서도 이런 수준의 관리를 분명히 하고 있을거다. 특히나 농산물은 가격 비탄력적이라, 조금만 어찌돼도 폭등, 폭락을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네.

그렇게 하니까 실제 미국의 농산물 가격은 한국에 비하면 아주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Cheap foods are all around."

그런데 지금은 한국의 농산물 폭등이 정말 큰 이슈란다. 이명박이는 "배추가 비싸면 양배추를 먹으면 되지" 이렇게 말했다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 나라가 걱정이다. 그리고 양배추 가격도 배추랑 얼추 비슷해서 저렇게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데.. 아마도(Hopefully), 한국도 미국처럼 경작지 조사 같은걸 다 할거다. 공급량 정도는 예상을 하고 있었을거다. 물론 천재지변이 엊그제 갑자기 일어나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이맘 때 공급이 딸릴 거라는 건 이미 다 알고 있었을거다.

한국에 뭔 일 생겼다는 소린 못들었고, 전세계적으로 농산물가가 몇배씩 갑자기 오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한국만 저런다는 건 어떻게 봐야될까?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한다면, 이건 순전히 정부가 할일 안한거다. 이렇게 될거 다 알고 있었으면서 배째고 있다가,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로 애써 외면하고 있다가 지금와서 허둥대는 꼴이지.

모의고사 계속 반타작 하다가 실제시험에서도 반타작 해놓고 이럴줄 몰랐다면 이게 변명이나 될까? 모의고사 망하면서도 학교 축제준비하느라 신경 안써서 실제시험 결국 말아먹고 아 시험 망할줄 몰랐다고 이왕 망했으니 어쩌겠냐 이렇게 나오면 집에서 비오는날 먼지나게 두드려맞기 밖에 더 하겠냐 이거지.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이게 아닌가 싶다.

덧붙여 사대강 하느라 경작지 감소에 대한 이야기가 있던데, 자세히는 모르지만, 충분히 설득력 있는 가설이다. 농산물이 특히 inelasticity가 높아서 고작 몇프로 경작지 감소에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단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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