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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취직 하는게 참 힘들다.

그렇다 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정도 힘들줄은 몰랐다.

지금까지 100개도 넘게 지원했다. 그런데 인터뷰는 단 한번이네. 그나마 워크퍼밋 때문에 날아갔다.

그런데 주변에 보면 잡을 구해서 다니고 있는 애들도 많다. 얘네들은 어떻게 구한 걸까? 정말 난 못할 게 없는 것 같은데 왜 난 안되는 걸까. 이렇게 생각하면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해진다. 내가 듣기로는, 아는 사람이 연결해줘서 직장을 구한 애들이 많고, 아니면 정말 수백개씩 지원을 했단다. 내가 5개 어플리케이션을 넣기 위해서는 job description을 50개는 읽어봐야 한다. 500개 지원한다면 5000개의 job description을 읽어봐야 한단 거지. 말이 쉽지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공부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러고 놀기도 한다. 하지만 내겐 그런 능력이 없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뭘 어떻게 해야할지를 잘 모르겠다. 무조건 그냥 하라고 하는데... 뭔가 생각이란 걸 하면서 해야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야. 어떻게 해야되는걸까..

아침마다 일어나서 잡서치를 하고 지원을 한다. 하지만 요즘 잡이 부쩍 줄었다. 내가 지원할 수 있는 직장이 잘 안올라온다. 대부분 세일즈나 수년간의 Investment Banking 경력을 요구한다. 내게 그런게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 안되지.

물론 경력에 대하서 requirement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job description을 읽어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경기가 안좋으니까. 잘린 애들이 부지기수니 나같이 신입, 게다가 F1을 잘 뽑지 않는 거겠지.

사람이란 게 참 재밌다. 직장을 구하고, 인턴쉽을 잡고 못하고에 따라서 미묘하게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도 느껴지고 말이야. 난 내가 뭔 권력이 있다고 그걸 꼴보기 싫게 휘둘러본 적이 없는데.. 나는 정말 착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아니 전 직장에서 평판이 그랬다. 난 그냥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걸 했는데도 평판은 참 좋게 났었던 건, 보통 사람은 상대방이 자기 자신보다 뭘 적게 가졌다고 판단하면 무례하게 행동하기 때문이겠지.

그냥 하염없이, 분명히 나같은 놈을 뽑는게 아닌 줄 알면서도, 하루에 몇개씩 기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모르겠다. 난 뭔가 할 때 이유를 알고 큰 그림을 보면서 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냥 기계적으로 하는 느낌이라. 정말 little and helpless하게 느껴진다.

이번에 인턴쉽 구한 애가 "잡 마켓이 나아지고 있으니 너 정도면 충분히 구할 수 있을거다. 걱정마라"라고 말해주는데, 물론 영어로, 정말 고맙게 느껴졌다. 적어도 걔는 그 말을 진심으로 해주는 것 같았다. 그냥 솔직히 말해서 힘들다. 동정하는 듯한 눈빛도 싫고, 내려보는 듯한 말투도 이제 지겹다. 난 정말 왜 잘 안되는 걸까? 실력이라면 어디서도 빠지지 않을텐데... 영어도.. 잘 못하긴 하지만, 다른 애들이 딱히 나을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정말 이건 운에 달린 걸까.

이런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느라 요즘 잠도 제대로 못잔다. 공부에도 의욕이 떨어지고... 나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무력하게 느껴보기도 정말 오랜만이다. 정말 뭘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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