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축제에서 우리 둘째가 금붕어 두 마리를 받아 왔다. 원래 이러면 안되는 것 같은데 하여간 받아왔다. 아마도 날씨가 무더운 탓에 덜 붐볐고 그래서 얘가 두 마리를 타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예쁜 물고기들이었다. 그 중에 한 마리는 약간 분홍 빛 나는 몸에 긴 꼬리 지느러미를 가졌고, 다른 하나는 빨간 무늬가 있다. 나는 정말 이 물고기들이 마음에 들었고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날을 위해서 준비한 것 아니겠나. 80 갤런 가까이 나가는 이 수조에 한 시간 가량 맞댐을 하고 애들을 풀었다. 이리 저리 잘 돌아다니더라. 그 중 한 마리가 좀 덜 움직이는 것 같아서 신경이 쓰이더라. 사료가 커서 못 먹는 것 같아 flake 형태로 된 것도 사 왔다. 그런데도 얘네들이 먹이를 먹는 것 같지가 않더니 결국 차례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왜 물고기들이 자꾸 죽을까? 작년에도 두 마리 데리고 왔는데 일주일을 넘기지 못 했고, 올해도 마찬가지네. 이 유어들을 성어랑 같이 두니까 먹이를 못 먹는가 했는데, 딱히 지금 있는 물고기는 이 작은 물고기들에게 관심을 두는 것 같지 않았다. 괴롭히거나 하는 것도 전혀 없고 말이다. 이 물고기들에게 어항이 너무 커서 그런가 했는데, 양어장의 어항은 더 크다. 이리저리 검색도 해봤는데 도저히 이유를 모르겠다.
이렇게 되니 유일한 성공사례와 비교할 수 밖에 없다. 2년 전에 물고기들을 데리고 왔을 때에는 우리집에 수조가 없었다. 그래서 물고기들을 쌀 씻는 대야에다가 넣어뒀다. 거기서 처음으로 먹이도 먹였던 것 같다. 그러고 나서 10 gallon 어항에다가 넣었지. 대야에 있는 동안 처음부터 약했던 물고기 하나는 죽었다. 그 때 살아남은 물고기는 지금까지 우리집에서 잘 살고 있다.
새 물고기들도 이런 과정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조금 작은 공간, 그러니까 먹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에서 사료에 적응하는 과정을 겪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 나서 10 gallon 수조에 넣고 조금 더 키우는 거다. 워낙 유어라서 몇 주라도 키우면 덩치가 눈에 띄게 커진다. 그렇게 한 다음에 큰 수조에다 합사를 시켜야겠다.
이렇게 생각해도 왜 작년에 받아온 두 마리는 10 gallon 수조에 적응을 못 했는지 설명이 안 된다. 쌀 씻는 대야라는 과정을 건너 뛰어서 그런 것인지… 하지만 이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 아이들이 죽은 물고기 대신 Petco 가서 사 오자고 할지 아니면 내년까지 기다릴지는 잘 모르겠는데 번거롭더라도 이 과정을 적용해봐야겠다. 참 이거.. ChatGPT에 물어봐도 뭐가 딱 그렇다 말이 없으니 참으로 답답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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