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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약정 남은 핸드폰 잃어버렸을 때 대처법

기말도 끝나고 말그대로 푹 쉬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친구들과 위스콘신에 있는 스키장엘 다녀왔는데, 거기서 그만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내가 물건을 잘 안잃어버리는데 이런 일을 미국에서 겪네. 문제는 내가 살 때 2년 약정을 맺었기 때문에 그냥 해지도 안되더라. 해지하고 다시 2년 계약으로 사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그러면 번호야 당연히 바뀌고 위약금으로 90불을 박아야 되더라고. 약정이 핸드폰 할부 계약 비슷한 거였는데 지금까지 그걸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내년 5월이면 졸업인데 취업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덜컥 2년 계약으로 사기도 뭣하니까. 이래서 친구들이 "영주권 받기 전엔 뭘 하질 못한다."는 말이 실감나더라.

통신사를 돌아다녀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옵션은 크게 3가지였다.
1. full retail price를 주고 현재 번호를 그대로 사용한다.
2. 남은 할부금 90불을 박고 다시 2년 약정 핸드폰을 사용한다.
3. 남은 할부금 90불 내고 prepaid 폰을 쓴다.

1번은 젤 돈이 많이 드는 옵션인데, 내가 쓰던 핸드폰 정도만 해도 200~300불은 내야 되더라. 돌아다녀보니 extremely ugly phone을 45불에 준다는 곳이 있긴 하더라고. 그런데 아무리 내가 핸드폰 뭐 이런거 신경 안쓰는 사람이지만 그건 도저히 쪽팔려서 못들고 다니겠더라.

2번 옵션도 유력하게 고려했다. 300불을 핸드폰에 투자하는 것보다 90불 내고 down payment 50불 내는게 더 경제적이니까. 번호 바뀌긴 하지만 뭐 내가 아직 학생이니 별 타격도 아니고. T-Mobile은 기계를 약정을 사지 않고 full retail price 내고 사면 요금제가 아예 다르더만. 젤 싼 plan을 보니까 10불 저렴하더라.

3번은 2번 옵션을 알아보러 다니다가 알게 된 것인데 Verizon에서 이걸 권하더라. 그냥 Verizon 폰만 있으면 prepaid로 쓸 수 있는데 월 초에 45불만 내면 되더라고. 내 AT&T 플랜은 40불짜리이긴 하지만, tax, administration fee 등등이 붙어서 한달에 55불 정도 내는데 Verizon에서 prepaid로 쓰면 한달에 10불씩 아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와서 이걸 추천하더라. 그리고 prepaid폰 용으로 특별히 나온 모델인지 모르겠는데 25불짜리 모델도 있더라고. AT&T에서 45불짜리 폰보다 훨 좋아보이더라.

아무튼, 이런 옵션을 놓고 고민 좀 했다. 모 전자회사에서 미국 휴대폰 개발을 하고 있는 동생을 둔 탓에 동생한테 기계는 하나 보내달라고 하면 되니까. 내가 미국 올 때에는 줄 휴대폰이 없다고 하더만 요새는 그동안 쌓아논게 좀 있는지 보내줄 수 있는게 있긴 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결론은 좀 다르게 났다. 또다른 옵션이 있는걸 알게 된 것이다.

4. second hand phone을 산다.

내가 자주 가는 Chicago Public Library 바로 옆에 second hand phone을 파는 곳이 있다. 여기서 휴대폰 수리도 하니까 급할 때 가면 좋을 것 같다. AT&T용 폰은 3종류가 있었는데 각각 35, 65, 150불 짜리더라. 난 물론 젤 싼걸로 했다. 한 3년 전 쯤에 내 친구가 쓰던 폰보다 조금 못하지만 AT&T에서 봤던 45불짜리보다는 훨 낫네. 그리고 가게 주인 아저씨도 참 친절하시더라. 내가 말 잘 못알아들어서 "What did you say?"를 반복하는데도 짜증 한번 안내시고. 앞으로 친구가 휴대폰 잃어버렸다고 하면 추천해줘야겠다.

37 West Van Buren Street, Chicago, Illinois, United States

동생한테 폰을 받아도 이리저리 AT&T 일 하는 팀 수배해서 휴대폰 받고 국제특송으로 보내도 한 일주일은 걸릴텐데, 35불로 이걸 사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가장 옵티멀한 솔루션인 것 같다.

그리하여 휴대폰 잃어버린 사태는 35불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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