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inance

가짜 금융 전문가 판별법 - 타이밍의 귀재?

한 때 한국 방송에서 '애널리스트'라는 말을 대충 쓰던 시절이 있었다. 증권사에서 현역 애널리스트로 뛰기는 커녕, 자격시험조차 통과해본 적 없는 것들이 나와서 자칭 증권 애널리스트라며 떠들어댔다. 그런 인간들 입에서 나온 정보가 제대로 된 것일 리 없다. 꾼들 작전에 연루되지 않았다면 다행일까. 문제는 일반 시청자들은 그저 애널리스트라고 하니까 그들이 제대로 된 증권 애널리스트라고 생각하고, TV에 나왔으니 그 중에서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 말도 안되는 소리들을 가치 있는 정보인냥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폐단이 심각하다고 여겨졌는지, 나중에 법이 바뀌어서 애널리스트라는 말을 함부러 못쓰게 됐단다. 대신에 '전문가'라는 애매모호한 단어가 쓰였다. 바로 그 인간들 그대로 이번에는 '주식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방송에 나오게 된게지. 당연히 전에 하던 짓 그대로 한다. 일반 시청자들이 얼마나 덜 오해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정말 제도권에서 인정 받는 전문가인지 아닌지는 일반 대중이 알기 어렵다. 사실 PD도 모르긴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대충 방송에 내보냈는데, 그게 사기꾼에게 후광효과를 부여하고 때때로 그게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던가.

그런데 TV보다 이상한 자칭 전문가들이 판을 치는 곳이 있다. 바로 유튜브. 5년 전만 해도 무슨 네이버 까페 이런데였는데 요새는 유튜브다. 유튜브에 재태크, 주식 전문 채널이 참 많더라. 자칭 전문가라며 채널 이름도 거창하게 달아놨다. 아니 양심도 없나? 워렌 버핏도 모든걸 다 아는 척은 하지 않는데 이름부터가 진짜 어휴... TV는 그래도 PD가 한번 걸러본다고 해도, 뭐 그게 크게 의미가 있지는 않겠지만, 유튜브는 그런 것도 없다. 아무나 올린다. 그게 누군지 어떻게 아냐. 내가 봐도 이상한 소리 하는 놈들 많더만. 돈에 대한 욕망은 누가나 있는 것이고, 유튜브 같은 데서 아는 척 하면 제법 사람들이 낚이는 모양이다.

그런 정체불명의 광대들이 올려놓은 것들은 걸러 들을 게 많다. 그런 걸 보고 가짜를 어떻게 판별해내는지, 뭘 어떻게 걸러 들을지에 대해서 써볼 예정이다. 글이 좀 길어질 것 같아서 시리즈물이 될 것 같다. 먼저 내가 가짜를 구별해내는 기준은 '정석'에서 벗어났느냐다. 보통 문외한에게 그럴 듯해 보이지만, 의미 없다고 판명된 것을 주장하면 가짜인 것이지. 오늘은 딱 하나만 얘기하고 싶다. 타이밍 얘기를 하면 100% 가짜로 보면 된다.

내릴 타이밍을 잡고 오를 타이밍을 잡는다는 것. 이미 타이밍의 귀재라는 놈들 모아놓고 다시 시켜보니까 못하더라는 것 증명 끝났다. Empirical study라는 게 괜히 있는 줄 아나. 걔네들 운이 잠시 좋았던 것 뿐이었지. 워렌 버핏도 금융위기 타이밍을 몰라서 막대한 손실을 봤고, 레이 달리오도 코로나로 장이 이렇게까지 박살날 것은 몰라서 배팅 잘못 했다가 사람들의 놀림감이 됐다. 미래를 보는 눈이 없는 한 주식이 언제 얼마나 내릴지, 혹은 오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쿠라지마 화산이 언제 터질지 맞추는 것과 같다. 언젠가는 터지겠지. 그런데 이게 오늘 터질지 내일 터질지 어떻게 아냐? 안다는 놈 사기꾼 아니냐. 주식도 똑같다.

그럼 금융위기를 예측하고 막대한 돈을 번 Michael Burry는 뭐냐는 사람도 있겠지. 누가 돈을 벌었다는데만 집착해서 보니까 이런 소리도 하는건데, 그 사람은 타이밍을 찍지 않았다. 전형적인 가치투자의 어프로치를 취했다. 부동산 그리고 MBS의 가치가 지나치게 부풀어 있다는 점을 간파해서, 그게 내린다는데 배팅했다. 그리고 타이밍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몇년이나 CDS를 갖고 있으면서 어마무시한 보험료를 지불했다. 결국 MBS가 내재가치를 찾아가는 일이 일어났고,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지.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서 그게 오를 때까지, buy and hold 몇년 한거나 크게 다를 바 없다.

뭐 이해는 한다. 오를 타이밍, 내릴 타이밍 알고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 많은 사람들이 이걸 알아내려고 노력을 했을거 아니냐. 달아붙는 사람이 많으니까 그 중여 몇명은 성공했을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 쉽다. 그러나 영구기관을 만들려고 시도한 사람이 많았다 한들 그게 될리가 없는 것처럼, 역사상 내릴 타이밍, 오를 타이밍을 찍을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 사람도 없다. 그런데 누군지도 모를 유튜버, 혹은 아마추어들이 드글대는 인터넷 카페에 글쓰는 사람이 지들이 뭐라고 언제까지 사라 팔아라 기다려라... 에휴 알면 전문가들 모인데서 발표를 해야지. 옵션 프라이싱 모델 만든 사람들은 학회지에 발표했다가 나중에 노벨상까지 받았는데 학계에 보고 안하고 뭐하냐?

아무튼, 오늘은 결론은 "타이밍" 갖고 사람 낚으려는 것들은 무조건 걸러내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