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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e

에휴 참.. 누가 보증해준다는 게 뭐라고 생각하는지

어쩌다 한국의 경제 뉴스를 봤는데, 무슨 한국에서 만든 가상화폐가 폭락을 했단다. 제목이 이러니 클릭을 안해볼 수가 없네. "어제 100억이 오늘 3억 됐다"

대충 '루나', '테라'라고 명명되어진 가상화폐가 있는데, 뭐 자세한 이야기는 할 필요도 없고 나도 잘 모르지만 핵심은 이거다. '테라'는 가치가 1달러에 고정되어 있단다. 무슨 홍콩 페그제 환율도 아니고 말이지. 그럼 '테라' 가져다 주면 달러와 1:1 교환을 해준다는데, 이걸 누가 보증하느냐? 뭐 거두절미하고 저걸 만든 지들이 해준단다.

참.. 돈 갖고 하는 말 중에 뭘 보증한다는 소리가 참 많다. 그런데 이 보증이란 게 간단한 게 아니면서도 금융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사람들이 증권사에 계정을 열고 돈을 집어넣은 다음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한다. 우리가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거래소가 이 거래들에 대해서 보증을 하기 때문이다. 돈 주고 테슬라 주식을 $10,000어치 샀다고 치자. 갑자기 주식이 올라서 $50,000어치가 되어서 이익을 실현하려는데 거래소가 못 팔게 막는다고 생각해봐라. 그리고 팔았는데 $50,000을 인출하려니 거래소가 배를 짼다고 생각해봐라.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이러겠지. 그렇다. 우리는 이런 경우를 생각도 하지 않고 거래를 한다. 저게 안된다면 거래소의 기능 자체가 안되는 거니까. 그렇게 때문에 거래소는 가장 높은 신용 등급을 갖고 있다. 미국 정부만큼이나 높은 등급을 갖고 있어야 거래소의 기능을 할 수 있는게지. 뭐 한국 거래소는 한국 정부만큼의 신용등급을 갖고 있을거고.

자 다시 강조한다. 거래소. 현대 금융 시스템을 받치는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거래소 신용등급은 AAA! 이유는 배를 째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되므로.

그런데 저 위에 1달러의 가치를 보증한다는 가상화폐 말인데. 누가 보증하냐? 시장에서 뭐가 어쩌고 저쩌고 할텐데, 최종적으로 누가 보증을 하냔 말이다. 그리고 그 보증한다는 새끼 신용등급이 금융거래를 담당하는 거래소처럼 AAA냐? 그럴 리 없잖아. 충분히 배를 쨀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거 생각 안 하고, 그냥 보증한다는 말에 안심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다시 말하지만 충분히 배를 쨀 수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은 법인이 지는데, 이 말인 즉 생각보다 쉽게 배를 쨀 수 있다는 뜻이다. 절대 저 말을 한 사람이 지는 게 아니다.

뭐 가상화폐를 혁신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혁신 좋지. 하지만 그 사람들 얘기를 듣다보면, 기존에 현대 사회가 이룩한 금융 시스템을 과연 뭘로 보는 건가 싶을 때가 자주 있다. 현대 금융 시스템 이게 절대 허술하지 않다. 조금만 삐끗해도 골로 가는 걸 우린 지난 2008년에 잘 봤잖아. 이게 얼마나 견고하게 굴러가야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뭐 사람들이 다 알 필요는 없긴 한데, 그래도 누가 보증해준다는 걸 쉽게 믿어서야 되겠나.

가상화폐 열풍이 불어서 그냥 대충 뭐 하나 찍어내서 팔아먹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냐. 사람이 많다보면 실행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 그냥 생길만한 일이 생겼다... 뭐 이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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