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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Life

저축은행 부실이 화가 나는 이유

예전에 레귤레이션과 저축은행 부실에 대해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부실이라고 보기보다는 부패라고 하는게 어울린다. 레귤레이션의 방조 또는 합작으로 이런 어이없는 일이 생겼다. 사실 거기 돈만 맡긴게 없다면 별 나하고 상관 있는 일이 아닐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아니 뭐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관이 없을거다. 하지만 난 내 주변 사람들이 직접 손해를 봤고 그게 너무 화가 난다.


내 친한 친구 하나가 아주 의욕적으로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스타트업 당시에 실무를 했던 사람이 있는데 아주 죽이 잘 맞았던 모양이다. 대충 들어보니 그 사람이 실무는 다 하고 내 친구를 영입했는데 뒤에 대주주가 있었다. 회사가 모양이 좀 갖춰지고 나니 대주주한테 휘둘리기 시작했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하나둘씩 나가기 시작했고, 내 친구도 결국 나와야만 했다. 알고보니 그 회사는 저축은행 대주주가 은행 돈을 위장으로 빼돌리기 위해서 만든 회사였던 것이었다. 결국 처음에 꼬임에 넘어갔던 멀쩡한 사람들만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내가 아는 업체도 저축은행 사태로 피해를 봤다. 그 업체는 정말 우수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준 높은 사람들끼리 수준 높은 클라이언트들만, 다는 아니라 해도, 상대하면서 살았던 사람들이다. 회사에 인수 제의도 많았지만 다 뿌리치고 그 사람들이 아주 잘 해나갔다. 그런데 회사 규모가 커지고 먹여살릴 식구가 늘어나다보면 안하던 짓도 해야된다. 그래서 덥썩 저축은행과 큰 계약을 진행하게 됐다. 그런데 저축은행은 그 사람들이 지금까지 만난, 아니 접해볼 수 없었던 수준 낮은 양아치들이다. 사채업자 수준이라고 할까. 그 업체는 정상적으로 계약이 이행되지 않아서 아주 곤혹스러워했다. 그러다가 그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다. 그리고 내가 아는 업체는 받을 돈 수십억을 고스란히 떼였다. 백억이 넘는지도 모른다.


회사가 휘청 하는 것은 당연지사. 결국 회사의 지분을 대기업에 팔았다고 한다. 거기 있는 사람들. 정말 좋은 사람들이 해나가던 회사가 저축은행 부실로 하루아침에 다른 회사에 넘어가버렸다. 2년간 고용 유지는 된다고 하지만 그 후엔 어쩔 것인가. 그 우수한 사람들, 그 사람들의 꿈이 사라졌다는 게 가슴아프다.


언론에선 예금자들이 받는 피해만 말한다. 사실 이게 크기도 하고.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들이 그 저축은행으로부터 이런 식으로도 사기를 당했다. 정말 화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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