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다보면 북한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북한이란 나라가 워낙에 신기한 나라다보니 사람들이 관심이 많다. 더군다나 한번씩 쑈(?)도 하고 하니까 말이야. 내가 한국에서 왔다니깐 북한에 대해서 잘 알거라고 생각하고 물어보는게지.
"북한 가봤냐?"
"북한이 왜 저러냐?"
"언젠가 통일이 될거라고 생각하냐?""한국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이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질문은 아무래도 마지막 질문이다. 여기에 대한 내 대답도 한결같다. 북한, 요즘 부카니스탄이라 불리우기도 하는, 이것 참 웃긴 나라다. 역사상 이런 시대착오적인 나라가 존재했던 적이 있을까? 핸드폰만 들여다봐도 지구 반대편에서 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시대라는 걸 감안해보면 정말 특이한 나라다.
여기에 대해서 공산주의하느라 저렇게 된 것 같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이건 공산주의 이전의 문제다. 원시 부족사회에서 중세, 근대를 거쳐오면서 과거에 있던 국가의 형태는 없어지고 새로운 정치, 지배체제가 들어서게 되는데 난 이런 흐름에서 보는 편이다.
북한엔 왕조가 있고, 거기 백성들은 그 왕을 신으로 섬기며 산다. 일단 지금이 21세기라는 것을 빼놓고 생각을 해보면, 이런 형태의 나라는 잘 쳐줘봐야 1000년 전 중세 왕정이다. 여기다 그놈의 왕은 백성들의 살림살이에는 별 관심이 없고 지네들 지배체제를 유지하는 데에만 신경쓰고 그것을 위해서 뭐든 다 한다는 사실을 얹어보자. 그럼 이건 중세 왕정 중에서도 아주 불량한 왕국이다.
지네들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만드는데 공산주의를 좀 참고하긴 했겠지. 그래도 지금 드러난 현상, 과거부터 해오던 짓을 보면 이건 공산주의 이전에 등장했던 억압적인 왕조일 따름이다. 사실 난 공산주의에 대해서 공부해본 적은 없지만, 그것도 자유시장경제처럼 책에 나오는 개념이 아닐까? 완전 자유시장경제는 가정상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완전 공산주의도 존재가 불가능한 게 아닐까? 거기 만약 좋은 말 좀 있으면 가져다 써도 되겠지. 근데 이상한 소리만 따와서 지네의 불량 지배체제를 유지하는 핑계로 삼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역사나 정치체제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진짜 희귀한 샘플일 것 같다. 왠지 산골짝에 들어가서 세상을 거부하고 사는 사이비 종교집단 같다는 느낌, 그걸 국가적으로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참 거기 태어난 사람도 무슨 죄라고 저 짓을 당하는지. 같이 일하는 애한테 이렇게 말해줬다.
"미국에서는 일리노이주에 태어나나 인디애나에 태어나나 별 차이가 없을지도 몰라. 그런데 한국과 북한을 생각해보면, 이게 보통 차이가 아니지. 내가 미국으로 유학을 올 수 있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북한에서 태어났으면 벌써 죽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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